'읍소전략' 으로 막판 지지 호소···"개헌선도 위태롭다"
총선 후 '윤석열 구속, 조국-유시민 대권경쟁, 야당 붕괴 등' 주장
민주당 지도부, 유시민 발언에 불편함 나타내 "빌미 제공했다"
이낙연 "누가 국민의 뜻 안다고...함부로 말할 수 있겠냐" 질타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차명진 후보(서울 관악갑) 등 자당 후보들의 잇단 막말 논란에 9일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 선대위원장은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자 더불어민주당과의 판세 싸움에서 다소 불리하다는 여론을 의식해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하는, 소위 '읍소전략'을 폈다.
박 위원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여권 180석 압승' 주장을 한 데 대해 "주말 거치기 전까지는 과장된 얘기일 수 있다고 봤는데 오늘 전략적 판단을 해보니까 과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점에 대해서도 "이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고 했다.
그는 이어 "주말에 여러 가지 자체 여론조사, 판세 분석을 해보니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면서 "사실 이대로 가면 '개헌선도 위태롭다'고 하는 게 솔직한 말씀"이라고 유 이사장의 주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새기고 특정세력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하지 않는 나라가 되기 위해선 국민들이 정말 이번에 힘을 모아주십사 간곡히 부탁드리고자 한다"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판세 분석 결과에 대해선 "그런 건 말 못 한다"면서도 "저희는 상황을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젊은층과 중도층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았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왜 이런 일이 일주일간 벌어졌는지 되짚어봤다"며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심각한 이슈는 역시 차명진(막말) 이슈다. 판세 분석에서도 3040·중도층이 등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해 후보자들의 막말 논란 후유증을 토로했다.
◆…12일 오전 미래통합당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총선 대국민 호소 유세를 연 가운데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과 유승민 의원,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를 비롯한 서울 지역 출마자들이 지지를 호소를 하고 있다.(사진=더팩트)
앞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전날 청계광장에서 열리 대국민호소 집중유세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 압승' 주장에 "지금 문재인 정권 오만이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180석 얻겠다' '뭐가 되겠다'는 건 국민을, 주인을 생각하는 자세가 아니다"며 "이런 무도한 정권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의원도 "엊그제 정권 핵심 실세가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할 거라고 한다'며 "민주당이 180석 국회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나"라며 "이번에 미래통합당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시고 민주당을 지지해서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은 정말 겪어보지 못한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 제발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통합당은 총선을 두고 자당 지역구 후보들의 잇단 막말로 유권자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의식해, 이를 반전시킬 유일한 대안으로 유 이사장의 '여당 180석 압승' 발언을 긴급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통합당은 전날부터 유 이사장의 발언을 전력화해 '범여권의 싹쓸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싹쓸이를 할 경우 예상되는 향후 정국을 집중적으로 유권자에게 설명한 뒤 지지층 결집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통합당의 긴급 선거 전략은 전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강조한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윤석열 구속, 조국과 유시민의 대권경쟁 돌입 ▲'탈원전 정책' 굳어져, '전기료 폭탄' 터질 것 ▲야당 와해, 대한민국에 '일당독재' 현실화 등으로 보수층의 위기감을 고취시키는 전략이다.
한편, 유 이사장의 '180석'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혹감과 함께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구기동 지역 유세에서 유 이사장이 '범여권 180석 압승' 호언에 대해 "때로는 민주당 밖에 있는 분이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 그런 일은 조심하는 게 훨씬 낫다"며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겠냐"고 질타하며 긴급진화에 나선 바 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제까지 수없이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한 번도 그에 대해 숫자를 언급하거나 어느 쪽 방향을 말하거나 한 적이 없다"며 "국민 앞에 늘 심판받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임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근형 당 전략기획위원장도 11일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발언을 언급한 뒤 "'제2의 금모으기'를 해주십사는 절박한 호소를 하러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유세차에 올라 지원유세까지 해본 하루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 "야당으로서는 (정권) 심판론으로 안되니깐 견제론으로 전략을 약간 수정하고 싶을 것"이라며 "예상되는 추가 선거운동 방식은 눈물 흘리기, 삼보일배, 삭발 (등 일텐데) 여기에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유시민)이 빌미를 줘버렸다"고 재차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여권 180석 압승' 가능성을 언급하자, 여권에서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더팩트, 알릴레오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