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당, 선관위 제출 10대 공약 중 文정부 기조와 다른 공약 나와
시민당, 플랫폼 정당 창당 시 정책들..."실무자 실수로 전달된 것"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격인 더불어시민당이 31일 선관위에 제출한 선거 공약 중 일부가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다른 부분이 있어 논란이 일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격인 더불어시민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결을 달리 하는 통일정책과 매달 기본소득 지급 공약 등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경향신문>은 31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기존 정부들이 계승하고 있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한반도 이웃국가' 정책으로 대체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고 단독 보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다른 내용이라 여권 지지자들에게 파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경향>보도에 따르면, 시민당이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마지막 10번째인 '한반도 좋은 이웃국가 정책'으로 시민당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현 정부의 진정성에도 평화정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기존의 대북정책은 화해협력을 이루기 위해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제시됐지만, 결국은 민족·국가 단위 중심의 통일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시민당은 이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1994년 제정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한반도의 좋은 이웃국가' 정책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혀 문재인 정부의 기존 통일외교 정책과 결이 다른 내용이라 여권 지지자들에게 파장이 예상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앞서 2017년 대선 공약집에서 '헌법 4조에 따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과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계승 발전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시민당은 더 나아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에는 모든 수단으로 총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행동에 비례해 대응하고, 현재의 안보훈련 이상도 가능함을 밝히며 대화에 나서도록 촉구하겠다"고 강경 대북정책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시민당이 민주당의 입장과 다른 파격적인 통일외교 공약을 내세운 이면에는 황급히 만든 비례연합정당으로서의 특징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민주당 내부에서도 시민당의 공약을 두고 '성토'가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현재의 영토 조항과 북한을 현실적 국가로 인정하는 조항은 헌법상 충돌을 일으켜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저런 주장을 문재인 정부의 정당이 한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논란이 일자 제윤경 더시민 대변인은 이에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단순 행정착오로 제출하지 않아야 할 문건을 실수로 제출했다"며 "플랫폼 정당을 만들 때 각종 소수정당이 내놓은 정책자료를 갖고 있다가 실무자가 잘 모르고 선관위에 우리 당만 공약집 제출이 빠졌다고 해서 제출했다고 한다"고 실무자 실수로 넘겼다.
그는 "선관위에 제출한 것을 다시 회수했고, 오늘 중 다시 정책공약을 제출할 것"이라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고 <경향>은 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1일자 "전국민에 매달 60만원"···與비례당 대놓고 돈선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시민당이 전날 올해부터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매달 60만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총선 공약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보도에 따르면, 시민당은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총선 공약에서 "월 60만원은 1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약52만원)에 준하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 기준"이라며 "기본소득은 공통 부에 대한 시민의 분배에 대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 공약 내용은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식 게재됐다.
재원 조달 방안으로는 '시민 재분배 기여금'을 만들어 모든 소득에 15% 세금을 부과하겠다며 증세 카드를 꺼냈다. 또 모든 민간 소유 토지에 1.5%씩 토지보유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탄소세, 핵발전 위험세도 신설하겠다고 했다.
시민당은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시가총랙의 1%를 환수하겠다고도 했다. 또 종교인과 종교기관에 대한 과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당은 이 공약에 대해서도 논란을 빚자 뒤늦게 "이건 우리 당 공약이 아니다. 실수로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제 대변인은 "우리 당이 플랫폼 정당으로서 여러 소수 정당과 논의할 때 기계적으로 취합한 정책들이며, 이를 자원봉사자가 선관위에 접수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 착오"라고 했다.
그러나 시민당을 구성한 기본소득당 등은 공약 철회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