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상경제회의…"모든 가용 수단 총망라해"
"상황 전개따라 필요하다면 지원 규모 더 늘려나갈 것"
소상공인 자금 신규지원 12조원, 중소기업 5.5조원 특례보증지원
대출원금 만기연장 전 금융권 확대, 대출이자 납부유예 등 조치 발표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1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50조원 규모의 특단 비상금융조치' 등 긴급 경제조치 내용을 밝혔다. 전날 주요 경제주체와의 원탁회의에서 발언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서민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도산 위험을 막고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를 결정한다. 50조원 규모의 특단의 '비상 금융조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2층 집현실에서 진행된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는 그야말로 비상 정부체제로 전환했다. '방역 중대본'처럼 '경제 중대본'의 역할을 할 비상경제회의를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세계적인 비상경제 시국에 대처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다진다. 무엇보다 신속하게 결정하고 과감하게 행동해야한다”면서 “비상경제회의는 논의와 검토가 아니라 결정하고 행동하는 회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단의 '비상금융조치'와 관련해선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으로서 규모와 내용에서 전례 없는 포괄적인 조치”라며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정부와 한은은 물론 전 금융권이 동참했고, 모든 가용 수단을 총망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 전개에 따라 필요하다면 규모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특단의 비상금융조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퍼펙트 스톰'을 겪을 위험성이 커짐에 따라 우리 경제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가장 취약한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선제적 대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조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한국은행이 큰 역할을 해주었다”며 “재정·금융 당국뿐 아니라 중앙은행과 정책 금융기관,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까지 하나로 뭉쳐 협력하고 동참하는 구조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중앙은행으로서의 한은의 역할을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1차 비상경제회의' 의제에 대해서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며 “우선 소상공인 긴급 경영자금 신규 지원이 12조 원 규모로 확대되었고, 취급기관도 시중은행까지 확대하여 어디에서나 1.5% 수준의 초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5.5조 원 규모의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특례보증지원 시행을 언급한 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조치에 더해 중요하고도 긴급한 조치인 ▲대출원금 만기연장을 모든 금융권에 확대 시행 ▲전 금융권의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금 이자 납부 유예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전액보증 프로그램 신설 등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긴급 조치 중 '대출원금 만기 연장 모든 금융권 확대 시행'은 사상 처음으로 저축은행, 보험, 신협, 새마을금고, 카드사 등 제2금융권 전체가 만기 연장에 참여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는 조치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금 이자 납부 유예'조치는 역시 전 금융권으로 확대한 것으로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다.
마지막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전액보증 프로그램 신설'은 총 3조 원의 재원으로 연매출 1억 원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5천만 원까지 대출금 전액에 대한 보증을 제공함으로써 신속하고 간편하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특별 조치를 발표한 뒤, “아무리 좋은 대책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어야 의미가 있다”며 “오늘 마련하는 금융 지원들이 하루가 급한 사람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특별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결국 지원의 속도가 문제”라며 “보증심사가 쏠리면서 지체되는 병목현상을 개선하고 대출 심사 기준과 절차도 대폭 간소화하여 적기에 도움이 되도록 감독을 잘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금융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려면 적극행정에 대한 면책처럼 정책 금융기관과 민간 금융회사의 금융 지원 노력을 격려하고 뒷받침해야한다”면서 “금융위원회는 적극적인 금융 지원에 대한 면책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신속하고 긴급한 자금 지원이 일선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 현장을 세심히 살피고 점검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늘 조치들은 소상공인 등이 가장 긴급하게 요청하는 금융 지원 대책들”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필요한 대책의 일부일 뿐이고,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가려면 더 많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을 잃거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지원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재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들과의 협력도 필요하고, 통상적 상황이 아닌 만큼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재차 특단의 조치를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실효성 있는 취약계층 지원 방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해라”고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이날 회의는 정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황덕순 일자리·이호승 경제수석과 박복영 경제보좌관, 강민석 대변인,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등이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