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남대문시장 이어 이틀째 경제행보…6대그룹 만나 투자 주문
코로나19로 발목잡힌 경제 살리기엔 대기업 협조가 절대 필요함 인식
금융지원, 세제 감면 등 약속...정부믿고 설비 투자 진행 요청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6대 그룹 총수 및 경영자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대응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지금은 경제 회복 흐름을 위해 노력할 때"라며 기업들의 정상적 경영을 요청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6대 그룹 총수 및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진 상황을 경제계가 정상적 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주기를 강력 호소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연초 모처럼 회복 기미를 보인 우리 경제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기업, 특히 대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친기업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그룹 총수 및 경영자를 초청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대응' 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초) 경기가 살아나는 듯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코로나19로 뜻밖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며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함께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정부는 필요한 금융 지원과 신속한 통관, 특별연장근로 인가, 대체생산품에 대한 빠른 인증 등으로 기업 활동과 국민의 안전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며 "관광업과 같이 코로나19에 직접 타격을 받은 업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경제계의 어려움을 적극 지원할 계획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금융지원 확대,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임을 밝힌 뒤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가 경제를 살리고 혁신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며 "기업도 정부를 믿고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기업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에 '찬사'를 보내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난 92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의 제작사인 CJ를 향해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며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LG전자의 '롤러블 TV'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았고,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로봇 '볼리',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을 소개하며 인공지능 상용화에 앞서가고 있다"고 치하했다.
또한 "현대차도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며 "SK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불화수소 가스와 블랭크 마스크, 불화폴리이미드 생산공장을 완공하며 소재 자립화의 확실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우리 대기업들이 솔선수범하여 협력업체와 상생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그룹이 조 단위의 경영안정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하여 협력업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우한 교민들에게 생필품을 적극 후원해 주었고, 중국 적십자사 등에도 후원금을 전달해 양 국민의 우호 감정을 높여 주었다"며 "대기업들이 앞장서 주시니 더욱 든든하다"고 감사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도 민간․민자․공공 3대 분야에서 100조 원의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경제와 일자리를 살리는데 매진할 것"이라며 "과감한 세제 감면과 규제 특례, 입지 지원을 강화하여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되돌아보면 국가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과도한 공포에 빠지거나 논란이 벌어지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 사태를 맞아서 전문가 판단에 근거해 신속하고 또 합리적 대응에 나선 일련의 과정은 국가적으로도 소중하고 진일보한 경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중국 내에서 정상 조업이 서둘러 이뤄지도록 2월 한 달 동안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부탁을 드린다. 춘절연휴가 종료가 되고 중국정부 기업활동 재개가 발표가 된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인력이나 방역 부품 수급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들이 꽤 있다"면서 "이들에게 도움을 좀 집중시키면 효과적일 것 같다"며 "중기벤처부에서 이미 지원을 해서 산둥성에서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는 그 소식을 들었다. 조금 더 지역을 넓히고, 또 지원도 넓혀갔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을 면책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어제 있었는데, 이번 사태에 한해 정책감사를 폐지하는 수준까지 파격적으로 운영이 된다면 사태 조기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서 국민 안전과 경제적 타격이라는 두 가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성공 스토리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면서 "경제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6대 그룹 총수 및 경영진외에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도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등이 청와대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강민석 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
특히 간담회에 '기생충' 제작사인 CJ 이재현 회장이 참석한 데 관심이 집중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회장 참석에 대해 "자산규모가 다른 기업에 비해 작기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의 정도나 중국 내 사업 규모, 5대 그룹과의 업종별 차별성 등을 고려해 참석대상에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