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9일 '한국당과 합당+총선 불출마' 전격 선언
황교안 "어렵고 귀한 결단...文정권 심판 생각에 큰 기여"
민주당 "유승민, 명분 챙기고 빠져나가...책임 회피 행보"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9일 전격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을 선언하고, 자신의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혀 4·15 총선 승리를 향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보수통합에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반면, 민주당은 거대 통합야당과의 대결 가능성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9일 전격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을 선언하고, 자산의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 당시 유승민 의원 (사진=더팩트)
유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이어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수가 힘을 합치라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지만, 그와 동시에 개혁보수를 향한 저의 진심을 남기기 위해 오늘 저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도 선언했다.
유 위원장은 자신의 가장 큰 고민은 '개혁보수의 꿈'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당이냐, 독자노선이냐를 두고 저의 고민이 가장 깊었던 점은 바로 개혁보수의 꿈이었다"면서 "합당 결심을 말씀드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솔직히 자유한국당은 변한 게 없는데, 합당으로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이 고민이 제 마음을 짓누르고 있음을 고백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마음속에 개혁보수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 자신을 내려놓는 것뿐"이라고 결심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재건 3원칙을 처음 말했을 때 약속드렸던 대로, 저는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 3원칙만 지켜라! 제가 원하는 건 이것뿐"이라며 "3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 믿어보겠다"고 통합의 방향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유 위원장이 한국당과의 합당 및 총선 불출마를 전격선언한 데 대해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 어렵고 귀한 결단을 하셨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출마지인 종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이런 것 하나하나 모아 모멘텀을 삼아서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자유우파가 될 수 있도록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유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조만간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유 위원장의 이날 보수 통합 선언에 대해 '명분만 챙기고 빠져나간 책임 회피 행동'이라고 힐난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새보수당) 신설합당', '(본인)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잠시 안개가 걷히는 듯한 착각을 할 뻔했다"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명분과 이미지를 챙기고 혼자 안개 속에서 영리하게 빠져나가버린 책임회피 행보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그는 그러면서 "'신설합당 제안'이 그의 책임은 아니다"라며 "그 목표에 이르도록 상대를 설득하고 자기 세력을 추슬러 목표를 달성해야 할 책임은 어디다 내팽개친 것인가? (새보수당내)남은 분들만 고달프게 생겼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나아가 "'불출마 선언'도 '희생 코스프레'일 뿐"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유 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에서도 불리한 정세이며, 보수 통합이 되더라도 수도권 험치 출마가 될 것임을 의식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의 보수 통합 선언으로 한국당으로서는 신설통합을 위한 첫발걸음을 가볍게 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반면, 민주당은 만약 한국당과 새보수당간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4·15 총선에서 거대 여당과 거대 야당 구도로 정면 대결을 벌여야 하는 부담감이 커짐에 따라 매우 긴장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이날 조세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승민 위원장의 보수 통합 선언으로 인해 최근 지지도가 떨어진 한국당에게는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 민주당으로서는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그러면서 "4·15 총선에서 보수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합'이 중요한 데, 일단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계기가 마련된 만큼, 한국당 등 야권은 공천에 대한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