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봉쇄, 의료진 부족.."보도보다 심각"
감염속도 빠른데 사망 81명뿐? 통계 의심도
韓 교민 입국 후 격리추적.."우려 말아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 최근 며칠간 발열 환자가 1만5천명 발생했다고 우한 당국이 밝힌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4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55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 환자는 입국 당시엔 아무런 증상이 없어 검역대를 통과했으나 21일 감기 증세로, 25일 고열과 근육통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2차 방문때 이상징후를 발견한 병원에서 보건소에 신고, 능동감시를 받던 중 26일 폐렴 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같은 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격리돼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인 27일 검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입국후 닷새 동안 격리되지 않고 활동을 해온 셈이다. 아직 이 환자가 입국후 활동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어, 다른 사람들과의 감염 여부에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앞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7일 마궈창(馬國强) 우한시 당서기의 기자회견을 인용, "과거 비슷한 시기 우한시 전체 발열 환자가 3천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의 발열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면서 "발열 진료를 위해 의료 자원을 풀가동했음에도 많은 환자가 길게 줄을 늘어서야 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 당국이 발표한 '우한 폐렴' 감염자 수보다 훨씬 많음을 고백한 셈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전염 상황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우리 정부는 중국 우한 현지 교민에 대한 이송을 위해 전세기를 띄우기로 결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캡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28일 한국으로의 귀국을 신청해 놓은 한 우한 현지 교민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지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현지 교민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경우는 비행기나 기차, 버스, 자가용 같은 건 다 폐쇄됐고 이제 밖에 못 나가는 상황"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밝혔다.
그는 현지 상황에 대해 "현재 한국 방송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보도되는 게 현실인 것도 있고요. 또 조금 더 과장돼서 나가는 부분도 많이 나오는 것도 있다"면서도 "지금 어쨌든 현지에 있는 의료 용품이나 의료 장비나 필요한 사람들도 되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 또한. 지금 중국 정부에서 조금 너무 안일하게 대처를 하고 워낙 계속 감염자들이 빨리 빠른 속도로 계속 나오다 보니까 조금 버거워하는 상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지 병원 상황에 대해선 "의료진이 부족하다 보니까 계속 한두 시간씩 줄을 서야 되고 그 기다리는 상황 속에서 또 감염이 되는. 그리고 의사들조차도 의료 장비를 착용 못 하고 비닐봉지로 하는 사진도 많이 볼 수가 있다"면서 "정말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상상 이상으로 정말 심각한 상황이고..."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보도와 실상과의 차이'를 묻는 물음에 그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죠. 여기 있는 중국 현지 사람들도 그것을 알고 있고 그리고 어제 우한 시장도 안일한 대처에 의해서 이렇게 벌어진 것도 인정을 했다"면서 "우한시 정부도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내보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다 보니까"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한 시장도 원래 보도되었던 5천명, 6천명의 의심 환자보다도 많은 1만 5000명이나 2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추가될 거다"라며 "전문의 같은 경우도 옛날의 사스나 메르스에 비교했을 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사람들이 죽는 것에 비례해서 통계가 나오는 숫자가 너무 적은 것 같다. 적어도 몇만명이 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오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못 믿게 되죠"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지 교민(5∼6백명 추정)들이 재빨리 탈출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선 "중국 정부에서 조금 안일하게 공지가 안 되다 보니까. 그냥 평상시대로 생활했다"며 "다들. 그러다 보니까 한 사람씩 죽고 사망자 많이 나오니 그제서야 심각성을 알고 1월 23일 오전 10시쯤에 우한 전체를 폐쇄했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제 한국 사람들은(빠져나오지 못한 거)"라고 말했다.
'우한 폐쇄'후 교민들의 대책과 관련해선 "영사관에서 미리 체크를 한 상태에서는 한국 교민들이 그런 아픈 환자들도 없고 열이 난다거나 발열 환자도 지금 없는 상태로 나와 있다"며 "전세기가 올 때 한국 의료진들이 와서 탑승 전에 별도로 체크를 하고 한국 가서도 별도로 격리돼서 몇 주간 경과를 지켜보는 그런 과정도 어느 정도 알고 있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지켜봐주시고 안전하다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