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8일 '윤석열 핵심라인' 전원 좌천 인사 단행
민주당 '적절한 인' vs 한국당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
바른미래 '검찰협박 인사', 평화당 '검찰인사 지나쳐'
심상정 "검찰장악 의도로 읽힐 수 있어...대통령 인사권은 존중돼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전격적으로 윤석열 검찰에 대한 인적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윤 총장의 핵심라인 전체를 좌천시키는 메가톤급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일 신년 합동인사회에 참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왼쪽), 한동훈 반부패부장(오른쪽) (사진=더팩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취임 5일만에 전격적으로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박찬호 공공수사부장 등 윤석열 검찰청장의 핵심 라인을 전원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한 '적절한 인사'라는 환영의 입장을 보인 반면, 자유한국당 등 여권에서는 '인사 폭거'라며 반발하는 등 여야가 팽팽하게 맞섰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 검사급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윤 총장 최측근으로 조국 전 장관 일가 의혹을 진두지휘 중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전보 조치됐다.
또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해온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감찰국장으로 옮겼다.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 역시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발령났다.
대신 대표적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는 등 신임 검사장들이 대거 대검 참모진으로 기용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불신임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신임 법무부장관 취임을 계기로 인권·민생·법치에 부합하는 인사를 통해 조직의 쇄신을 도모했으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완수 등을 위해 새롭게 체제를 정비했다"며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나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던 일선의 우수 검사들을 적극 중용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식(式) 검찰인사에 대해 '적절한 인사'라고 적극 환영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사법시스템에 따라 검찰 개혁을 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원칙과 소신이 강조되고, 개혁의 동반자이자 주축이 될 개개인의 능력과 직무의 적합성이 고루 반영된 적절한 인사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일선의 검사들이 적극 중용된 점은 검찰개혁을 비롯하여 국민신뢰회복을 위한 조직내부의 건강한 결속과 동력을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나아가 이번 인사에 반발하는 윤석열 검찰에 대해선 "인사과정에서 보여줬던 검찰의 태도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법무부장관이 인사제청권에 앞서 검찰총장을 대면하고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법이 정한 인사권자의 역할이다. 이런저런 구실로 거부한 검찰의 태도는 법률에 따른 절차와 권한, 위계 등 조직의 근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날 윤석열 사단 전원 교체 인사에 대해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라고 강력 반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누가 봐도 청와대가 관련된 범죄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고, 문 정권 스스로 수사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살아있는 권력을 보위하라는 하명을 받고 임명 강행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노골적이고, 전광석화처럼 인사권을 휘두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추 장관의 직권남용 책임을 언급하며 향후 추 장관에 대한 법적대응도 예고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 문재인 정권의 비리를 세상에 밝힐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역시 이번 인사가 '검찰협박 인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검찰인사는 청와대발(發)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윤석열 사단을 멀리 부산, 제주도 등 지방발령 내는 등 승진·전보인사를 가장해 완전히 해체한 찍어내기 인사"라며 "앞으로 정권 비리를 수사하거나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는 검사는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는 검찰 협박용 인사"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인사는 특히 검찰의 잠재적 피의자인 추미애 법무장관,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등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에서 그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오직 윤석열 사단 해체 목적 인사, 절차도 내용도 모두 정당성 없는 정권 면죄부용 인사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평화당도 이날 박주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법무부의 검찰인사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청취절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도 검찰권의 독립은 중요한 가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현 정권 관련수사에 대한 법적 여론적 판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섣불리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이번 검찰인사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점을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대통령의 인사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이번 검찰인사는 무리한 인사로 검찰장악을 위한 의도로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추미애 장관의 검찰개혁 의지는 이해하지만, 무리한 절차적 문제로 검찰장악 의도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어 "정부는 현재권력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지휘부에 대한 인사를 장관 취임 5일 만에 결행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갈등이 큰 개혁일수록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이 강화되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의견수렴 절차를 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국정철학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대통령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권한은 인사권"이라며 "대통령의 인사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다소 무리한 인사인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간 검찰이 보여준 수사관행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가 검찰개혁을 위한 인사인지 검찰장악을 위한 인사인지는, 현재 권력과 관련된 수사가 계속 공정하게 이어질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며 "인사는 인사대로, 수사는 수사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