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北 외무성 순회대사 담화문 "직접 얘기 않은 점 이해 안돼"
金 "美, 불순한 목적 추구한다면 협상에 응할 의욕 없어"
"美, 새로운 셈법 내 놓은 준비 안돼"...연말시한 압박 의도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극적 상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더팩트)
북미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14일 최근 미국으로부터 '12월 협상재개'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재차 압박했다.
김명길 순회대사는 이날 담화를 통해 "최근 미 국무성 대조선(대북) 정책특별대표 비건은 제3국을 통해 조미(북미) 쌍방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김 대사는 담화에서 비건이 협상대표인 자신과 직접 얘기하지 않았다는 점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미국에 대한 회의심만을 증폭 시키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와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미국이 지난 10월초 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북미)실무협상 때처럼 연말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잔꾀를 쓰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우리의 요구사항들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들이 선행돼야 하는가에 대해 명백히 밝힌 것만큼 이제는 미국 측이 그에 대한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북측의 '새로운 셈법'을 거듭 압박했다.
김 대사는 아울러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개설과 같은 '반대급부'는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한다"고 주장해 북한 정권의 안전보장이 기본 정책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한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제시할 해결책을 마련했다면 그에 대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며 "그러나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화제기가 조미(북미)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해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 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다시한번 명백히 하건대 나는 그러한 회담에는 흥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설정한 북미 정상간 대화 재개 시점을 연말로 정한 것과 맥을 같이해 김 위원장의 요구를 맞추기 위한 북측의 조급증이라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