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조선반도 중대 기로, 美 시대착오적 대조선 적대시 정책 때문"
남측엔 불만 토로 "외세의존 정책, 사대적 근성 못 벗어나"
"북남관계 개선, 외세의존 정책 종지부 찍고 자기 책임 다해야"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한반도 정세가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는 점과 미국과의 비핵화 논의도 자국에 대한 실제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최 상임위원장이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NAM) 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 상임위원장은 "지금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긴장완화의 기류를 타고 공고한 평화로 이어지는가 아니면 일촉즉발의 위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 채택 1년이 경과했지만 북미관계가 진전되지 못한 점에 대해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리면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들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 상임위원장은 또한 "미국이 우리의 제도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때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새로운 셈법'과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을 했다.
최 상임위원장은 한국을 향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북남관계가 우리 민족의 한결같은 지향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되게 진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남한) 당국이 외세의존 정책과 사대적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남관계 개선은 남조선 당국이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상임위원장은 아울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자력갱생을 통해 돌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인민은 부닥치는 난관과 도전들을 과감히 극복하면서 우리 공화국을 자주의 강국, 인민의 이상이 전면적으로 실현되는 인민의 나라로 빛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동맹회의는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개최된 '반둥회의'가 기원이며, 1961년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서 1차 비동맹 정상회의가 열려 회원국 자격요건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현재 120개 회원국과 17개의 옵서버 국가로 구성돼 있으며, 북한은 1975년 비동맹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