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시설을 남북미 공동 산업단지화 하자

북한 핵시설을 몽땅 사들이자. 아니면 남한-북한-미국이 핵시설을 컨소시엄을 구성해 평화적 시설로 활용하면 북한 핵 문제의 절대적인 부분이 해결된다. 그리고 북한은 핵무기 유지 및 생산 비용이 들지 않고 외국으로부터 경제지원은 물론이고 투자유치까지 가능해진다. 북한 핵을 폐기하는 선례로는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포기과정을 검토해볼 수 있다. 아울러 핵포기에 대한 경제지원 사례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 KEDO)의 실패가 있다. 그 성공과 실패를 돌아보면서, 남북한과 세계 평화에 바람직한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17회에 걸쳐 연재를 시작한다.

북한 핵개발의 역사
6.25전쟁 당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공산군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을 때 김일성은 핵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1958년부터 냉전이 끝나는 1991년까지 남한에 미국의 핵무기가 대량으로 배치되었다. 북한 지도층이 핵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냉전이 공산권의 붕괴로 끝나고, 소련의 핵우산이 거두어 들여지자 북측은 독자적인 핵무장을 갖추는 노력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핵공포를 갖기 시작해서, 1962년 11월 2일 영변에 (공식적으로는 '가구 공장'으로 알려진) 핵 연구 단지를 조성했다. 1963년 6월에는 소련으로부터 2MW급 연구용 원자로 IRT-2000을 도입해서 1967년부터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1973년에는 대학에 핵연구 관련 학과들을 신설했다.

그 이후로도 북한은 꾸준히 핵무기 개발을 암암리 진행하다가 1989년 9월 15일 프랑스 상업 위성 SPOT 2호에 의해 북의 비밀 핵시설이 촬영, 공개되면서 북핵 문제가 마침내 수면 위로 부상한다. 그 이후로 핵을 가지려는 북한과 이를 막으려는 한국-미국의 숨바꼭질은 계속되었지만, 결국 북한은 핵을 가졌다. 북한의 핵보유를 막지 못한 한미 양국은 이제 북한에게 핵 포기를 종용하고 있지만, 북한은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며 북한 핵에 대한 해결이 도무지 진전없이 지지부진하다. 북한이 핵을 가지려는 유일한 이유는 '북한 공산 정권의 체제유지'이다. 남한과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충분히 표시하였다. 김정은위원장도 체제유지가 보장된다면 북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아직까지 북한 핵협상이 지루하게 반복되며 여전히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개수가 몇 개나 되는지, 감춰놓은 것은 몇 개나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한 상호 정보 교환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차하면 북한이 다시 핵무기를 생산할까봐 모든 시설의 파괴를 미국이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이 서로에게 좋은 방안을 제시한다면 얼마든지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 좋은 방안이 바로 우크라이나이다.

우크라이나의 핵포기 사례
우크라이나는 본래 구 소련 연방에 속한 국가로서 소련이 해체되기 전에 이 지역에 상당한 분량의 핵무기가 배치되어 있었다. 소연방이 해체되면서 소련군이 보유하고 있던 핵탄두 중 69.4%는 러시아에, 17%는 우크라이나에, 13%는 카자흐스탄에, 0.6%는 벨로루시에 남게 되었다. 한 보고에 따르면 소련 연방 해체 직후 우크라이나는 핵전력 기준으로 볼 때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핵 보유 국가였다.

1991년 8월 우크라이나는 독립선언과 더불어 새로운 정부는 국민들을 설득하며, 핵무기 보유여부에 대한 논의를 거쳐 비핵화과정을 이행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포기 과정 절차를 살펴보면 1994년 1월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의 3자협정(Trilateral Agreement)으로 결실을 맺게된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핵무기 포기의 제반 조치를 수용하며 비핵국가로의 지위를 세워갔다.

우크라이나가 실행한 핵포기 프로그램은 직접 핵을 제조하여 보유한 나라들의 비핵화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다른 방식이다. 우크라이나의 비핵화 조치는 1993년 미국과 러시아가 제공하는 협력위협감소 프로그램(CTR, Cooperative Threat Reduction)에 따라 진행되었는데 이는 넌 루가 프로그램(Nunn-Lugar Program)으로 불리웠다. CTR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모든 핵탄두를 러시아로 이전하고 무기체계를 해체하였다.

우크라이나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주로 안보협정의 체결과 경제지원을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는 경제성장을 하였고, 안정된 시장경제체계를 확립하도록 노력하였다. 그리하여 우크라이나는 핵 포기 이후 경제성장률, 명목 GDP, 1인당 GDP 등이 모두 증대되었고, 소비자 물가상승률 역시 전보다 안정적으로 변하였다. 우크라이나는 핵포기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핵폐기에 대한 경제적 보상으로 미국과의 별도 협상을 통해 약 2억불에 달하는 경제원조를 받았다. 협정 발효 이후 핵탄두의 러시아 이전 및 핵미사일 해체 작업이 진행되어 2000년 초 130기의 SS-19 미사일과 발사대가 완전히 해체됨으로써 우크라이나는 비핵국가가 되었다. 안전보장과 경제원조를 보상으로 한 우크라이나의 핵폐기 모델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원용될 수 있는 모델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KEDO의 실패
경수로사업은 1994년 10월 제네바에서 체결된 미국과 북한간의 합의문 이행을 위해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한국형 경수로를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경수로 사업의 목적은 북한의 핵동결 조치에 대한 대가로 에너지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매년 200 만㎾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경수로 2기를 건설해주고 완공 때까지 매년 중유를 공급하는 것이다. 사업적 특성은 국제기구인' (KEDO: 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이사국인 한국 미국 일본 EU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적인 사업이며 한국이 공사비의 70% 를 분담하는 사업이다.

KEDO는 1995년 12월 북한과 경수로 공급협정을 체결한 후 1996년 3월 주계약자로 한국전력공사를 지정하고, 건설공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그러나 경수로 사업은 2002년 10월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하면서 중대고비를 맞게 되었다. 북핵문제가 재발된 이후 KEDO는 중유공급을 중단하며 경수로 사업 등 여타 활동도 검토해 나갈 것임을 밝히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2003년 4월 미국·중국·북한 간의 「3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진전이 없고, 2003년 8월 개최된 「6자회담」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남에 따라 KEDO는 2003년 12월 1일부터 1년간 경수로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발표하였다.

이후 경수로 사업은 KEDO가 사업 중단조치를 2004년 12월 1일부터 1년간 더 연장하기로 함으로써 2003년 12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2년간 중단되었다. 경수로 사업 중단 이후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종전의 강경입장을 그대로 고수함에 따라 결국 KEDO는 2006년 5월 31일 경수로 사업의 종료를 결정하였다.

경수로 사업에 투입된 사업비는 2006년 12월말까지 약 15억 7500만 달러로, 남한이 11억 4600만 달러, 일본이 4억 1100만 달러, 유럽연합이 1800만 달러를 분담하였으며 미국은 사업비는 부담하지 않는 대신 북한에 중유를 제공했다. 경수로사업은 당초 북한이 원자로 연료봉 재처리(플루토늄 추출)를 통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지원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경수로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라늄 농축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핵개발을 시도하는 등, 지속적인 약속위반을 했기 때문이다. KEDO의 실패는 어느 일방의 지원이나 약속의 실행이 아닌 동시적 실행과 검증이 있어야 함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북한의 남북미 공동 무기산업 기지화
이제 북한은 어느 모로 보나 핵무기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되고 있다. 핵무기 자체는 물론 이를 탑재하는 미사일 기술도 상당하다. 잠수함과 육상 전력 무기의 생산 기술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과 남한은 이 기술과 시설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폐기를 원한다. 그리고 북한은 한사코 이의 실행을 거부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의 과학기술이 사장되는 아까운 점도 있다.

북한의 기술을 살리면서 평화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 방안으로 북한의 생산시설에 대한 한국과 미국이 시설을 기술투자 방식으로 인수하여 평화적 원자력 연구단지화하고, 항공우주 연구 및 생산단지화한다면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방안이 될 듯하다. 물론 인수한 산업시설과 과학자들에 대한 통제권은 남북미 3국이 공동의 통제권을 갖되, 합의에 의하지 않은 활동은 엄격하게 금지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수의 남한과 미국의 관련 전문가들이 북한에 파견되어 감시와 협력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유일한 문제인 '체제 보장'은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합의 및 이행사항 명시로 가능할 수 있다. 그 체제보장이 된다면 북한은 경제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용보다 핵무기를 포기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지원이 훨씬 크다.

체제 보장의 문제가 풀렸을 때 북한의 경제발전 속도를 높이고, 세계 경제에 신속히 적응시키면서, 남-북-미 3국에 이익이 되는 방안을 고려해보고자 하는 게 이 연재의 목적이다. 그 방안 중의 하나로 북한을 남-북-미 공동의 무기 산업기지화 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무기 경쟁력이 뛰어난 3국이 공동 설계하고 생산을 추진하면, 굳이 북한이 그나마 발전된 산업분야를 없애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생산비가 저렴하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염려도 적은 북한에서 잠수함, 미사일, 전차, 군함, 군용트럭 등등을 생산하여 남한, 북한 그리고 미국에 판매한다면 3국은 상당한 군사비를 절감할 수 있고, 북한은 외화 벌이가 가능하다. 또한 남-북-미 3국이 공동으로 해외 판매를 추진한다면 중국제 미사일과 견주어도 수출 경쟁력이 충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