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합니다. 그 이유는 상속을 유산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가령 100억 원을 4명의 상속인에게 상속할 때, 각자에게 돌아가는 25억 원에 대한 세금 3억 6천만 원을 과세하지 않고 100억 원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1인당 11억 원 정도의 세금을 내야 하는 것입니다.
중견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대표들의 70% 이상이 상속 및 증여세로 인해 가업승계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막대한 상속 및 증여세가 가업승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천년고도의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막대한 세금 문제로 인해 가업승계에 실패한다면 기업인으로 살아온 인생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상황을 맞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가업승계를 포기한다면 가장 큰 피해는 대표와 그 가족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대전에서 30년 넘게 유통업을 운영한 정 대표는 가업승계에 따른 세금 부담으로 인해 일찌감치 매각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업 활동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한 가지급금과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인해 매각이 어렵게 되었고, 매각 시에도 과도한 세금을 부과받는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광주에서 식품제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세상을 등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가족들은 기업 매각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기업을 매각하고 말았습니다.
이외에도 가업승계 계획 없이 무작정 상속받는 경우, 막대한 세금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상속인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업승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물론 정부에서 지원하는 가업상속공제,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중소기업 주식할증평가 배제, 가업 상속에 대한 상속세 연부연납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를 활용할 경우, 10년 이상 기업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 중 5년 이상, 가업영위기간 중 50% 이상,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상속인은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상속 개시일 전에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해야 하며 부모는 60대 이상으로서 10년 이상 가업을 경영한 법인의 최대주주여야 하는 요건에 부합해야 합니다.
한편 사후 관리가 까다롭고 엄격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 제도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만일 공제를 받은 기업에서 추후 차명주식이 발견될 경우에는 공제 금액 전액과 추징금을 환원해야 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업승계 계획을 준비할 때 전문 지식과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이어 기업 제도를 정비하고 가업승계에 위험이 될 요소들을 제거하는 사전 작업에 착수해야 합니다. 아울러 주식의 적절한 관리를 통해 주식 가치가 저평가되는 시점에 지분이동을 해야 합니다. 또한, 변화되는 규정이나 절차 등을 고려해 적합한 가업승계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