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이 납부한 세금이 적법한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 정부가 국세청을 동원해 사후검증 또는 세무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자 위헌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종언 목사(한국교회연합 공공정책위원장)은 지난 22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조세일보 조세정책연구소, 이종구 바른정당 국회의원, 한국조세정책학회 주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관 3층 오키드룸에서 열린 '종교인 과세제도 어떻게 봐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박 목사는 "종교인이 탈세를 한다면 한 개인이 탈세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단체가 탈세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게 해야 한다"며 "기타소득으로 과세의무를 지우는 것은 과잉입법이고 종교단체의 장부를 보고 정부가 감독하겠다 것인데, 이는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교인이 받은 사례금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가 종교단체의 장부를 보고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헌법상 정교분리에 맞지 않는 위헌 가능성이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또 "일부 사람들이 교회 내부에서 소위 '돈세탁'을 한다고 하는데 위법사실이 있으면 정식으로 영장을 가져와서 조사하고 형사범으로 처벌하면 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일반인들의 근로활동과 종교인들의 종교활동의 개념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과세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국민으로서 세금을 내는 것이 맞고, 저 개인적으로도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매달 갑근세를 내고 있다. 하지만 목회자가 손익의 문제에 구애를 받으면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종교를 가질 사람이 없다. 일반인들과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이 다르다"라며 "종교인들은 혼자 종교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이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영역과 본질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 목회활동을 하던 목사 한 분이 65세가 되어 은퇴했지만 모아둔 돈이 없어서 처가에서 겨우 방 한칸을 얻어줘 살고 있다"며 "종교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같이 직장을 다니고 재형저축 들고 아파트 분양을 받고 빚을 갚는 삶을 살아서는 종교인으로서의 메시지를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탐욕에 물들어 타락한 일부 목회자의 이야기를 전체인양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종교인들은 몸이 아파도 치료비가 없으면 죽어 천국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세금을 내는 것이 국민의 의무라고 한다면 할 수 있다.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종교인들이) 국민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종교인들은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내세에 속해 있는 (신의)메신저로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