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등을 대가 없이 내놓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 '기부'. 부의 규모를 떠나 대가 없이 자신 호주머니에서 돈을 선뜻 내놓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수 백억원 짜리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도 기부에 관심이 없다면, 안 하면 그만이다.
때문에 기부라는 말 뒤엔 항상 '천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이런 천사들을 위해 현행법은 기부금에 대한 세금혜택을 주고 있다.
기부 당시엔 대가를 바라지 않았더라도, 연말정산 때 만큼은 합법적인 대가를 취해보자.
"기부금, 종류부터 알아보자"
기부금 공제혜택을 받기 위해선 우선 자신이 낸 기부금의 종류부터 알아야 한다.
정치자금·법정·지정(종교, 비종교)·우리사주조합 기부금 중 어떤 기부금을 얼마나 기부했는지에 따라 공제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자금기부금은 말 그대로 정당이나 국회의원 등 정치인, 선거관리위원회에 후원하는 기부금을 뜻한다. 국회의원이 유권자들에게 세액공제가 가능하니 후원을 해달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정기부금은 국가나 지자체 등에 지출한 기부금으로 국방헌금과 국군장병 위문품(금품), 이재민 구호, 사립학교나 비영리 교육재단, 기능대학, 산학협력단, 국립대학병원 등에 시설비·교육비·장학금·연구비를 주는 것을 뜻한다.
지정기부금은 크게 종교단체와 비종교단체로 나뉘는데 비종교단체에는 사회복지법인, 유치원, 정부의 허가를 받은 예술단체, 학술연구단체, 장학단체, 기술진흥 등이 포함된다.
종교단체는 종교의 보급, 그 밖에 교화를 목적으로 민법 제32조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 설립한 비영리법인만 해당된다.
이 밖에 우리사주조합원이 아닌 근로자가 우리사주조합에 기부하는 기부금을 뜻하는 우리사주조합기부금도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에서 기부금 단체 검색을 하면 본인이 기부한 단체가 어떤 성격의 단체인지 알 수 있다.
"기부금 세액공제, 계산은 어떻게?"
우선 정치자금기부금은 1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법이 달라진다.
10만원 이하를 기부했을 경우에는 기부금의 100/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액공제받을 수 있으며, 10만원을 초과한 경우 3000만원 이하분의 기부금에 대해선 15%, 3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선 기부금의 2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공제한도는 소득금액 전액이다.
기부자의 총 급여가 3000만원이라면 30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법정·지정·우리사주조합 기부금은 각 기부금을 합해 2000만원 이하분은 15%, 2000만원 초과분은 30%를 적용해 기부금 세액공제액을 계산하면 된다.
지난해까지는 3000만원 초과 기부금에 25%(3000만원 이하는 15%) 세액공제를 해줬는데,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이번 연말정산부터 공제폭이 확대됐다.
예를 들어 A씨가 4000만원을 기부했다면 지난해까지는 3000만원 대해 15%(450만원), 초과분 1000만원에 25%(250만원) 등 총 700만원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2000만원의 15%(300만원)과 초과금액 2000만원의 30%(600만원)을 합한 금액인 900만원을 공제받게 되는 것이다.
법정기부금은 공제한도가 정치자금기부금과 마찬가지로 근로소득금액 전체다. 하지만 지정기부금은 근로소득금액의 30%가 한도로 적용되고 종교단체 지정기부금은 근로소득금액의 10%가 한도로 적용된다.
우리사주조합기부금은 근로소득금액의 30%까지 공제 받을 수 있지만 우리사주조합원이 우리사주조합에 지출하는 기부금은 공제대상에서 제외된다.
법정·지정기부금도 공제한도를 넘더라도 5년간 이월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정치자금기부금과 우리사주조합기부금은 이월 대상이 아니다.
한편 올해부터는 대학생 자녀 등이 낸 기부금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 직계존속 60세 이상 등의 나이 요건을 갖춘 부양가족이 낸 기부금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턴 이 요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말전상 간소화 서비스에 잡히지 않는 기부금은?"
기부금 세액공제를 받고자 하는 근로자는 기부처에서 발행한 기부금영수증과 기부내용을 기재한 기부금명세서를 작성해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국세청에서 제공하는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도 기부금 납부내역 등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해당 단체가 국세청에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근로자 본인이 직접 해당 단체에 기부금 영수증을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병·의원이나 보험료 등의 납부내역은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기부금의 납부내역은 해당 단체에서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일이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또 개별 종교단체는 소속한 교파의 총회 또는 중앙회 등이 주무관청에 등록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회사에 제출해야한다. 아울러 인터넷으로 발급받은 기부금영수증은 연말정산 시 증빙서류로 인정받을 수 없어 직접 영수증을 수령해야 한다.
정치자금에 따른 기탁금의 경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영수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한편 기부금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할 경우 가산세, 형사처벌 등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하는 자가 기부금영수증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거나 기부자별발급명세서를 보관하지 않은 경우 '기부금영수증 불성실 가산세가 결정세액에 가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