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자는 원천징수 누락해도 소득세 부과 못해

대법원은 최근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와 과세관청 사이에서는 원칙적으로 조세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므로, 과세관청으로서는 원천징수의무자가 그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천납세의무자인 비거주자에게 이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결하였다. 

원천징수는 세법에서 정하는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납세의무자인 거래상대방에게 일정한 소득을 지급할 때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세액을 징수하여 과세관청에 납부하는 과세제도를 말한다. 원천징수제도를 활용하면, 원천징수의무자가 국가를 대신하여 세금을 원천징수 하게 되므로 국가 입장에서는 징세비용의 절약과 징수사무의 간소화 및 능률화를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들어 국가가 근로소득자 개인들로부터 일일이 세금을 걷기 보다는 회사를 상대로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걷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한편, 비거주자(예: 국내에 주소를 두지 아니한 자)의 원천징수와 관련하여 소득세법은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에게 국내원천소득을 지급하는 자는 지급하는 때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과세관청에 납부하도록 규정한다. 

이 사건에서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 A는 내국법인이 발행한 주식을 양도하였는데, 양수인들(법인 및 개인)은 A로부터 양도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이에 과세관청은 직접 A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다.

대법원은 "주식 양도로 인한 소득은 분리과세대상으로서 그 지급자인 양수인들이 완납적으로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하고, 달리 과세관청이 원천납세의무자인 원고에게 직접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

사안과 달리 거주자가 주식을 양도한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거주자는 비거주자와 달리 과세관청에 주식의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를 직접 신고·납부할 의무가 있고 원천징수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과세관청은 거주자가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거주자에게 직접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그래서 고등법원에서는 A가 거주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그렇다면 원천징수 대상이 되는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가 누락되는 경우 과세관청은 언제나 원천납세의무자에게 직접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것일까?

소득세법은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외에도 근로소득을 지급하는 자로 하여금 소득세를 원천징수 하도록 규정한다.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는 모두에 익숙한 규정이다. 반대 견해가 있지만, 판례는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세 원천징수가 누락된 경우에는 원천납세의무자에게 종합소득세를 따로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위 판례는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는  예납적 원천징수의 성질을 갖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판례의 입장에 따라 과세관청은 회사가 근로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를 누락하고 그 납부가능성이 없게 된 경우 근로자 개인에게 납세고지를 하고 있다.

이 판결은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완납적 원천징수라는 개념이 인정되고, 따라서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이 원천징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비거주자에게는 직접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였다. 대법원 2016.1.28.선고 2015두5205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