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같이 부양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어떻게 연말정산을 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자녀 등 부양가족을 위해 지출한 교육비, 카드값, 의료비 등은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으나, 부양가족 공제를 누가 받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이 서질 않기 때문.
일반적인 경우 부부 중 종합소득 과세표준이 많은 쪽으로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종합소득이 비슷하거나 한계세율 근처에 있는 경우 인적공제를 적절하게 배분해야 절세 혜택을 보는 경우도 있다. 또 의료비나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종합소득이 적은 배우자가 지출할 경우 절세가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략을 제대로 세워야 세금혜택을 더 받을 수 있다.
□ 부양가족·자녀공제는 연봉 높은 사람에게 몰아주자 = 부양가족 공제나 자녀 공제의 경우에는 중복으로 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연봉이 높은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
부부 모두 소득금액이 100만원(총급여 500만원)을 초과해야만 맞벌이 부부로 규정하며, 이들은 상대 배우자에 대한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다. 단 본인이나 배우자의 형제자매 등을 부양하는 경우 기본공제(1인당 150만원)가 가능하다.
특히 자녀세액공제는 부부가 자녀를 나눠서 공제를 받으면 손해를 보게 된다. 자녀세액공제는 2명까지 15만원씩 세액공제를 해주고, 3자녀부터 1명당 종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공제의 폭이 늘어났다.
가령 총급여가 본인이 7000만원이고 배우자가 5000만원인 부부가 2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가정하자. 이 부부는 각각 체크카드 2000만원, 연금저축 300만원, 보장성보험 100만원, 의료비 100만원, 국민연금(4.5%), 건강보험료(2.945%) 지출했다. 자녀의 경우 각각 체크카드 200만원, 의료비 100만원, 교육비 200만원씩을 지출했다.
이 경우 본인이 자녀 2명을 모두 공제받을 때 세부담은 약 574만원인데 반해, 배우자가 자녀 2명을 공제받았을 때는 약 601만원 수준의 세부담을 짊어진다. 소득이 많은 본인이 자녀공제를 받으면 공제액이 많아 유리한 셈이다.
□ "소득이 적은 배우자가 유리한 공제도 있어요" = 그렇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소득이 많은 쪽으로 공제를 몰아주는 것이 절세라고 선을 그을 수는 없다.
소득이 적은 배우자가 유리한 공제는 의료비 세액공제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꼽을 수 있다.
의료비는 총급여의 3% 이상 지출한 금액에 대해서만 공제가 가능하며,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총급여의 25% 이상을 사용해야 그 초과분에 대한 공제가 가능하다. 쉽게 말해 소득이 많으면 기본적으로 사용해야 할 금액도 많아지기 때문에 의료비와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소득이 적은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소리다.
앞서 위에서 가정한 지출내역과 배우자 총급여(5000만원)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본인 총급여만 1억원으로 올리면 어떻게 될까. 본인이 자녀 2명을 공제받을 때의 세부담은 약 1272만원이었으나, 배우자가 자녀 2명을 공제 받았을 때는 약 1265만원이었다.
만약 부양가족인 어머니의 의료비가 많이 지출됐다면 인적공제부터 소득이 적은 배우자가 받도록 하는 것이 낫다. 부모님에 대한 인적공제는 남편이 받고 부모님이 지출한 의료비 공제는 아내가 받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
마지막으로 맞벌이 부부는 서로에 대한 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다만 예외적으로 의료비에 대한 공제가 허용됨에 따라, 아내의 의료비를 남편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이는 공제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