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권 대표 "부실감사 회계법인 대표 징계는 현실 안맞아"

김창권 현대회계법인 대표는 금융감독당국이 부실감사 회계법인 대표에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에 대해 회계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했다. 

김창권 대표는 "빅4 회계법인 처럼 원펌이 아니고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중소·중견회계법인에게는 전혀 맞지 않은 정책"이라며 "각 파트너들이 내놓은 보고서를 회계법인 대표가 심리할 수 없는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부실감사의 원인이 회계법인 운영문제에서 비롯된 경우 대표이사에게도 직무정지 조치를 부과하거나 일정기간 증권상장법인 등에 대한 감사업무를 참여할 수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등 수주산업의 회계불투명성 문제가 부각되자 금융당국이 대책을 내놓은 것인데 회계업계의 현실에 맞지 않은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또 제재 방안이 빅 4 회계법인를 상정해 만들어진 것인데 정작 빅 4 회계법인은 책임을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진 허술한 정책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대표는 "이 정책은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중요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고 대표이사의 결정이 전적으로 반영되는 빅 4회계법인을 상정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하지만 일정 이상 품질관리가 되고 있는 법인은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빅 4 회계법인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중견회계법인들은 파트너가 책임지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대표이사는 여기에 의견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빅 4 회계법인들과 상황이 다르다"며 "원인과 결과가 따로 노는 정책을 금융당국이 내놓은 꼴"이라고 덧붙였다.

부실감사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고 있지만 실정을 무시한 금융당국의 행정편의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김창권 대표는 "중소회계법인협의회 차원에서 이 정책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계속 내고 있다"며 "중소회계업계의 현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