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인천공항세관 신영진 관세행정관이 작성했습니다.)
해외여행 후 입국시 면세범위 초과물품을 반입하는 경우 휴대품신고서에 신고대상 물품이 있음을 기재해 세관직원에게 신고해야 하나, 모든 여행자를 검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관검사 및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신고대상 물품이 없다고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자진신고한 여행자에게는 물건을 먼저 가져가고 세금은 나중에 납부하는 사후납부 혜택을 제공하고, 자진신고하지 않은 여행자에게는 납부세액의 30%를 가산세로 부과했지만 선별검사 체제하에서 여행자의 자진신고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여행자 입국시 세관직원이 검사대상자로 선별하면 '다른 사람은 다 그냥 나가는데 왜 나만 검사하느냐'라며 세관 검사직원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세관직원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검사를 해보면 열에 여섯, 일곱 정도는 면세범위 초과물품, 검역대상물품 등 신고대상물품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세관에서 모든 입국 여행자를 검사하게 되면 자진신고하는 여행자가 당연히 늘어날 것이지만 통관소요 지체에 따른 많은 여행자의 불편이 야기된다. 또 매년 여행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한정된 장비와 인력으로는 전수조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세관에서는 동태관찰, 정보분석 등 과학적 기법을 동원해 우범여행자를 선별해 검사를 하고, 특정 항공편을 선정해 불시에 전수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아울러 지난 9월 5일부터 해외여행자의 편의 제고, 국민소득 및 물가수준 향상, OECD 국가의 면세한도 등을 감안해 18년만에 여행자휴대품 면세한도가 미화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되었다.
면세한도 상향과 함께 중요한 것은 초과분에 대한 여행자의 성실한 세관신고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또한 지난 2월 6일부터는 관세청의 건의에 따라 법 개정을 통해 자진신고한 여행자에게는 관세의 30%를 감면(15만원 한도)해주고, 신고불이행 여행자에 대해서는 가산세율을 납부세액의 40% 또는 60%로 상향되었다.
면세한도 상향, 자진신고자 세액공제 혜택 제공으로 여행자의 편의가 증진되는 동시에 자진신고 불이행자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어 자진신고자와 불이행자간 실질적인 차등관리가 가능하고 여행자의 자진신고를 유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이에 인천공항세관에서는 여행자의 법규준수도 제고를 통해 자진신고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자진신고 감면제도 등 시행 전에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대대적인 자진신고 캠페인을 전개해 여행자에게 자진신고 인형과 안내리플릿을 배포했고 일 평균 약18만명이 이용하는 공항철도 10대(440면)에 세관 홍보대사인 소녀시대 사진을 활용해 자진신고 안내문을 게재했다.
또한, 제15회 인천 국제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세관 성실신고 부스를 설치하고 자진신고 리플릿 배포, 자진신고 약속 방명록 작성, 성실신고 탐지견 인형 증정 등 캠페인 행사를 추가로 실시했다.
한편, 지난 3월에는 성실신고 유도를 위해 면세범위 초과물품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해 휴대품 검사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주요 쇼핑지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집중 검사를 실시했으며 국내면세점 고액구매자 및 동행자에 대한 검사를 강화했다.
항공사, 여행사 등 유관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제선 취항 24개 항공사와 승무원 법규준수, 자진신고 유도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해외여행 인솔자를 대상으로 자진신고 제도에 대한 교육을 매월 실시해 승무원, 인솔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여행자에게 올바른 안내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과세통관 여행자의 절반이 넘는 60%의 여행자가 휴대품신고서에 신고대상물품을 기재해 제출함으로써 세금감면 혜택을 받고 있으며 신고불이행에 따른 가산세 부과 건수는 감소하는 등 자진신고 문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요즘 입국장에서 자진신고 하는 여행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고, 세금납부 후 오히려 성실히 검사업무를 수행한 세관직원에게 '수고한다'는 말을 남기는 여행자를 보면 여행자 휴대품 자진신고 문화가 조금씩 정착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이와 같은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와 단속을 병행해 여행자의 세관신고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켜감으로써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