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은 신이 아닌데…" = 야당 의원들이 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답변을 내놓는 최경환 부총리의 태도를 문제 삼자 최 부총리가 "국무위원은 신이 아니다"라며 가능하면 일문일답 방식으로 질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홍종학 의원이 답변시간을 포함해 7분을 다 사용한 뒤 질의를 하자 감정이 상한 듯 "머리가 나빠 뭘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발언,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답변 태도가 구설에 오르는 등 야당 의원과 최 부총리 간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결국 파행되고 말았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조세정책에 대한 감사가 진행, 오전 감사는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오후에 재개된 감사에서는 최 부총리의 답변 태도가 문제가 되면서 한 시간 넘게 의사진행발언만 하다가 결국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오후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최 부총리가 의원들의 질의 도중 끼여들어 답변을 하거나 질의를 중간에 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질의자와 답변자 사이에 발언권을 놓고 다투는 예가 발생하고 있다. 질의시간에 답변이 포함됨으로써 불필요한 감정대립과 말다툼이 벌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지금의 질의·답변 방식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최 부총리는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모두 일문일답으로 알고 있다. 가급적이면 질문을 잘라서 해주면 원활한 토론이 될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고,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우선 이날 감사는 기존의 방식대로 가자고 제안했다.
뒤이어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정부의 재벌퍼주기, 초이노믹스 실패, 청년 실업 증가 등을 언급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7분의 질의시간을 사용한 뒤 최 부총리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무엇을 답변하라는 것인가? 머리가 나빠서 (홍 의원이) 7분 동안 계속 말하니까 무엇을 답변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야당 의원들은 발끈하며 최 부총리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은 "이는 국민에 대한 엄청난 막말이다. 홍 의원은 개인이 아니라 국민을 대변해서 말하는 것"이라며 "역사상 이런 국감은 없다. 최 부총리가 사과해야 한다. 사과하지 않으면 감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실세 부총리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며 "최 부총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을 우리에게 폭발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그동안 보면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느라 질의시간을 다 쓰는 의원도 있다. 7분 동안 수십가지 질문을 하고 답변시간이 끝나고 난 다음에 답변을 하라고 하면 (어떡하느냐)"라며 "국무위원은 신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과 최 부총리 간의 설전이 계속되자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언, 오후 감사가 재개된지 한 시간여만에 감사가 중지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