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이 잦은 우리나라 법인사업자의 특성상 기한 후 신고 시에는 무신고가산세를 면제하는 것이 납세자의 자진납부를 유인하는 데에 더욱 효과적이고, 나아가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태복 세무법인 광장리앤고 대표세무사는 21일 조세일보와 세법연구회, 강석훈 의원(새누리당), 김영록 의원(새정치연합) 공동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산세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참석, "기한후 신고 시 무신고가산세를 면제하면 최소한의 결산절차와 세무조정을 거쳐 사업실상에 맞도록 기한 후 신고와 납부를 유인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세무사는 세무조사나 경정이 있을 것을 미리 알고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기한 후 신고·수정 신고에 무신고·과소신고 가산세를 배제하자는 박윤준 선진회계법인 고문의 발제에 대해 "자기시정 유인 강화책으로 제시한 기한후신고 및 수정신고 시의 가산세를 배제 또는 경감하자는 의견은 아주 좋은 의견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법인사업자의 경우 일본 등에 비해 연령이 매우 짧아 신설 후 머지않아 폐업하는 경우가 많고 폐업 후 법인세를 무신고하는 법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2012년 신고의 경우 신고대상 53만8000개 법인 중 무신고법인이 2만1000개 정도에 달하고 세무관서에서는 이들에 대해 추계에 의한 방법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고지하고 있다는 것이 조 세무사의 설명.
조 세무사는 "문제는 사업이 어려워 적자 폐업임에도 연락도 잘 안되기 때문에 추계에 의해 불필요하게 과도한 세액을 결정고지하고 대부분 재산이 없어 결손처리 하는 일을 매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한후 신고 시 무신고가산세를 면제하게 된다면 최소한의 결산절차와 세무조정을 거쳐 사업실상에 맞도록 기한후신고와 납부를 유인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과도한 세금부과를 방지하고 세금이 알맞게 산정됐으니 자진납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리법인뿐만 아니라 수익사업으로 보아 납세의무가 있는 비영리법인, 원천징수불이행자, 공익법인, 개인사업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세무사는 하나의 거래행위에 대한 제재규정의 중복을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세무사는 "우리나라 가산세는 세목별, 특정 목적별로 각종 납세협력의무불이행에 대한 가산세 규정과 법적 성격은 다르나 과태료, 벌금, 과징금 규정을 필요시마다 그때 그때 신설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모든 가산세 관련규정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세목간, 납세자 규모별, 위반정도에 대한 패널티의 불균형, 하나의 거래행위에 대한 여러 제재규정의 중복소지 등을 체계적으로 개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세무사는 가산세를 면제해주는 '정당한 사유'를 법에서 구체적으로 예시 또는 열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무상 혼선이 많으므로 이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부정한 행위로 무신고 또는 과소신고한 경우 부정한 행위가 아닌 때의 10% 또는 20%보다 많은 산출세액의 40%를 가산세로 부과하고 있는데, 그 부정한 행위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실무상 혼선이 많고 납세자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부정한 행위' 유형을 최소한 기본통칙 또는 국세청 집행기준으로 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그는 현금영수증을 미발급한 경우 미발급액의 50%를 과태료로 부과하는 것에 대해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불가피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당초 미발급했지만 부가세 매출과세표준에 포함해 신고한 때에는 과태료를 경감해 주는 융통성을 보여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세당국에 가산세 부과에 대한 융통성을 부여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감사원 등의 감사를 받을 때 재량권 정도에 관해 논란의 소지가 많고 입법 기술적 측면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다소 곤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조 세무사는 세금계산서의 경우 작성일자 기준이 되는 공급시기의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법인세법 상 기간손익에 있어 권리의무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시행령상으로는 기업회계기준을 준용한 현금주의, 발생주의, 진행기준, 수익비용대응원칙 등이 혼재하고 있기 때문에 기간손익의 판단 역시 세금계산서 거래시기와 같이 실무상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따라서 세액감면 조정목적 등을 제외하고는 기간손익을 앞당겨 신고한 때에는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면제해 주는 방안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