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금액 혹은 세액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물리는 현행 '정률형가산세 제도'의 대안으로 거래금액이나 세액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가산하는 '정액가산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지선 서울시립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사진)는 21일 조세일보와 세법연구회, 강석훈 의원(새누리당), 김영록 의원(새정치연합) 공동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산세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참석, 이 같은 내용의 가산세제도의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우선 우리나라의 가산세제도가 너무 복잡하게 규정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로 인해 납세자들뿐만 아니라 조세에 관한 전문가들도 그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에 "장기적으로는 신고불성실 가산세와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중심으로 가산세 제도를 운영하고, 개별 세법상 납세협력의무의 위반에 대해 비례세율로 부과하고 있는 가산세 제도를 정액가산세제도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률적으로 건당 일정금액으로 하는 것은 역진적이기 때문에 기업의 외형을 기준으로 해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가산세 부과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세법에서는 하나의 의무위반행위에 대해 2개 이상의 가산세를 부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명백한 이중제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가령 개인 또는 법인인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징수해야 할 세액을 납부기한까지 납부하지 않을 경우에는 가산세를 더한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지급명세서를 제출할 의무자 역시 지급명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지급금액의 가산된 금액을 법인세로서 징수 당한다.
그런데 소득세법 또는 법인세법에 의해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대부분 지급금액에 대해 정부에 지급명세를 제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급명세서를 제출해야 하는 원천징수의무자가 이행의무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지급명세서도 제출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원천징수의무불이행가산세와 지급명세서제출불성실가산세가 각각 별개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두 가산세가 동시에 부과된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동일한 의무위반행위에 대해 2개 이상의 가산세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그 중 하나만 적용한다는 규정을 두어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세율과세표준 신고불성실가산세는 세무행정상 수입금액의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 즉 '행정편의'를 위해 부과하는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힘들다. 해당 가산세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자발적인 기한 후 신고 및 수정신고에 대해 신고불성실 가산세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일정하게 경감시키는 과세체계 손질 방향성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일본의 경우처럼 과세권자가 경정 또는 결정을 할 것이라는 미리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신고 가산세 자체를 부과하지 않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