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여야 설전 끝 정회, 이완구 "1시간 반 동안 격의 없이 대화, 잘 기억안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10일 이 후보자의 언론외압 의혹과 관련 녹취파일 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거듭, 인사청문회가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녹취파일과 관련해 "그날 1시간 반 이상 동안 격의 없이 이야기를 해서 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며 "또 3일째 수면을 제대로 못해 기억이 혼미하고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야당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압박하며 음성 파일 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또한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주고 또 내 친구도 교수도, 총장도 만들어주고'라는 추가 녹취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비밀리에 녹취된 점이 부적절하다며 절대 '불가'입장을 밝혔다.
한선교 청문특위 위원장은 "해당 언론사가 유감표명을 한만큼 음성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해당 언론사에게 음성을 틀지 묻는 게 순서 아닌가 생각한다"고 여당 손을 들면서 야당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청문특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국회는 관례상 원칙적으로 영상만 보여준다"며 "또 해당 언론사가 녹취파일 언론보도에 대해 '후보가 흥분된 상태였고 비공식석상이었고, 즉흥적 발언이어서 보도를 보류했다'고 하면서 취재윤리 반한다고 했다. 윤리에 반하는 과정에서 나온 녹취를 이 자리에서 듣는 것에 의문이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국민들은 지금 먹고 살기가 급급해 국무총리를 빨리 뽑아 경제를 살리는 데 관심이 있다"며 "위원장 직권으로 해 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녹취를 한 해당 언론사가 취재윤리에 반하고 관련자에 대해 엄중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또 후보자의 허락 없이 비밀리에 녹취하고 야당의원 보좌관에게 제공하고 그 보좌관이 어떤 거래 했는지 모르지만 다시 KBS에 제공했고 KBS는 언론의 취재윤리를 위반하며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나아가 "언론 중립 의무를 훼손한 정치개입"이라며 "불법적 취득 내용의 파일을 공개하는 것은 국회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김경엽 의원은 "국회 관례를 이야기하는데 그건 본회의장 관례다. 청문특위와 상임위는 음성 공개가 다 반영됐다. 이런 경우를 갖고 여야 합의한 적 없다"며 "또 여당 의원들이 언론 윤리적 문제를 이야기 하는데 정치인들 오찬 간담회는 일상적으로 기자의 취재 관행이다.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누구 이야기 맞는지 궁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다. 녹취는 일상적 취재 관행"이라며 "또 보좌관이 어떤 거래를 했다는 말은 무슨 근거냐. 불법취득? 정치개입? 불법을 아무데나 붙여 공략하는 것 안 된다. 사과하라"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도 "국민들은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는 만큼 잘못된 총리를 바라지 않는다"며 "새누리당 의원들도 국정원 국정조사 때 동영상 틀었다. 누가 거부했나. 결국 그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진성준 의원 역시 새누리당을 향해 "청문특위 고유의 권한이자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문제의 녹음은 필요하다면 의원들의 발언시간을 할애해서 틀겠다. 하루라도 빨리 국무총리 임명해서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면 틀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홍종학 의원은 "지금 언론의 자유에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알권리"라며 "후보자 말씀이 3일 동안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혼미한 상황에서 답변했다면 그게 뭔 의미가 있나. 그럼 위증 가능성이 높고 그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 알고 싶어 한다"고 국민의 알권리를 강조했다.
거듭되는 여야의 설전 끝에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이 '정회'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이에 정회를 선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