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 어렵지 않게 연말정산을 해내는 선배 직장인들을 보고 있지만 새내기 직장인들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처음 해보는 연말정산에 뭐가 뭔지 헷갈리는 이들에게 수년째 연말정산을 하는 선배들이 대단하겠지만 올해부터는 선배든 후배든 머리가 아프긴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연말정산의 꽃으로 불리우던 '특별소득공제'가 듣기에도 생소한(?),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연말정산 환급금 계산방식이 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수년째 혹은 수십년간 연말정산을 해왔던 직장인이라도 달라진 연말정산 내용을 챙겨보지 않는다면 뜻하지 않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 소득공제→세액공제 전환된 것은? = 자녀 관련 공제나 특별공제제도 등이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근로자들은 연말정산 서류를 챙길 때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6세 이하 1명당 100만원, 출생·입양 자녀 1명당 200만원, 다자녀 추가공제 등의 자녀 공제는 올해부터 '자녀세액공제'로 전환돼 자녀 1명당 15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2명을 초과하는 자녀에 대해선 1명당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연금계좌와 보장성 보험료, 의료비 소득공제, 기부금 소득공제, 표준공제 등의 소득공제도 모두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연금계좌와 보장성 보험료는 12%의 세액공제율을,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은 15%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특별소득공제와 특별세액공제(의료비, 보험료 사용액 등이 없는 경우)를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선 표준세액공제 12만원이 적용된다.
월세 소득공제도 세액공제로 전환돼 총급여 7000만원, 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 근로자에 대해 세액공제 75만원 한도로 월세액의 10%를 공제한다.
□ 근로소득공제-근로소득세액공제, 어떻게 계산할까? = 근로소득공제와 근로소득세액공제는 용어는 비슷하지만 계산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근로소득공제는 생활을 하는데 사용한 돈을 '경비(필요경비)'로 인정해주고 그만큼 공제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사업자의 경우 각종 증빙서류로 필요경비를 인정하지만 근로자의 경우 일하면서 드는 필요경비를 증명하기 어려워 일정금액을 공제해주는 것이다.
총급여액이 연 500만원 이하인 경우 급여액의 70%를 공제받을 수 있으며 총급여액이 500만~1500만원인 경우 350만원에 5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40%를 더해 공제받을 수 있다.
1500만~4500만원인 경우 750만원에 15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5%를 더해 공제받을 수 있으며 4500만~1억원인 경우 1200만원에 45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5%, 1억원 초과인 경우 1475만원에 1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2%를 공제받는다.
예를 들어 A씨가 지난해 3월에 입사해 12월까지 받은 월 급여는 200만원(기본급 100만원), 상여금은 기본급의 800%, 인정상여 500만원, 자녀학자금 지원 80만원, 비과세 급여 250만원 현물 식사 제공을 받았다고 한다면 근로소득공제금액은 얼마일까?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총급여액은 2000만원(월급여 200만원 X 10개월)과 상여금 800만원, 인정상여 500만원, 자녀학자금 80만원을 합친 3380만원이다. 이는 1500만~4500만원 사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750만원 공제금액에 (3380만원-1500만원)X15%를 계산해 더하면 1032만원의 금액이 나온다. 이것이 근로소득공제금액이다.
근로소득세액공제는 2013년과는 완전히 달라져 직장인들이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2013년에는 각종 공제를 제외한 뒤 사실상 마지막에 근로소득세액공제를 적용했지만 이번 연말정산부터는 자녀세액공제가 신설되고 특별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적용방식이 달라졌다.
근로소득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우선 산출세액이 얼마인지 알아야 한다.
산출세액은 근로소득공제와 각종 소득공제를 제한 금액에서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을 곱한 금액이다. 1200만원 이하 구간은 6%, 1200만~4600만원 구간은 15%, 4600만~8800만원 구간은 24%, 8800만~1억5000만원 구간은 35%, 1억5000만원 이상은 38%의 세율이 적용된다.
산출세액이 50만원 이하인 경우 산출세액의 55%, 산출세액이 50만원을 초과할 경우 기본으로 27만5000원이 세액공제되고 여기에 더해 50만원 초과금액의 30%도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한도는 총 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경우 66만원, 5500만원 초과 7000만원 이하인 경우 '66만원-[(총급여액 - 5500만원) X 1/2]'로 계산한다. 단, 최종금액이 63만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63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7000만원을 초과하면 '66만원-[(총급여액 - 7000만원) X 1/2]'로 계산하되, 50만원 이하는 50만원을 한도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산출세액이 90만원이고 총급여액이 4000만원이라면 산출세액의 50만원까지는 55%를 공제해주고 나머지 40만원에 대해 30%를 곱한다면 39만5000원의 세액공제금액이 나온다.
산출세액 90만원에서 39만5000원을 제외하면 50만5000원이 나오는데 지난해 연말정산까지는 이 액수가 사실상 근로자가 내야하는 세금이었다. 만약 이보다 세금을 더 냈다면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고 이보다 덜 냈다면 세금을 더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녀세액공제가 신설되고 특별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산출세액에 근로소득세액공제와 자녀세액공제 등 각종 세액공제 금액을 제외해야 최종적으로 연말정산에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 그대로 쭉~ = 미혼 직장인들이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득공제인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이 사라질 뻔한 위기에서 벗어났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사용액의 15%에 대해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과 직불카드, 선불카드, 전통시장 사용분, 대중교통 이용분은 30%의 공제를 받는다.
올해는 추가공제율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데 지난해 사용한 금액보다 올해 사용한 금액이 더 늘어났다면 증가분에 대해 10% 추가공제가 가능하다.
공제한도는 연 300만원과 총급여액의 20% 중 더 적은 금액으로 받으며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이용분은 한도가 100만원씩 추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