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수 덤핑·관리책임자의 수의계약이 문제
내년부터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외부감사가 의무화되지만 감사인 선임에 대한 독립성과 적격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감사인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확보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조세일보와 재무인포럼 주최로 열린 회계감사품질 대토론회에서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는 공동주택 외부감사 문제와 관련해 ▲감사보수 최저가 낙찰방식에 따른 감사보수 덤핑 및 감사품질 저하 ▲관리책임자의 수의계약 감사인 선정에 따른 감사인의 독립성 및 적격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영한 교수는 "업무수행능력과 관계없이 무리한 보수경쟁으로 저가수임이 이뤄지면서 최소한의 감사역량 투입이 어려워지고, 비전문가가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등 감사품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입주자 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장 등이 개별적 친분이 있거나 연고가 있는 공인회계사를 감사인으로 선임할 수 있어 감사인은 제3자의 입장에서 독립적으로 감사를 수행하고 객관적인 보고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팽배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한 교수는 감사인의 독립성과 적격성의 문제를 막기 위해 감사인 선임과정에서 공정성 확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공동주택 입주자들은 일반 기업과 달리 자금과 회계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할 전문지식이 없고 관심도 상대적으로 적다. 또 입주자 대표회의 관계자가 비리에 연루돼 있을 경우 적격성과 독립성이 있는 감사인을 선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추천 의뢰만 가능한 지방자치단체와 한국공인회계사의 감사인 추천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실제 재건축조합은 회계감사가 필요하면 도시정비법에 따라 지자체에 회계감사기관의 선정·계약을 요청해야 하고, 지자체는 회계감사기관을 선정해 회계감사를 이뤄지도록 진행하고 있다.
재건축조합과 공동주택 관리주체의 성격이 입주민과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기 때문에 공동주택 외부감사인에 대한 지자체와 한공회의 추천을 의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