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철 교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실효성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가 세수효과를 예측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에 대한 어떤 효과도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의견과 더불어 기업의 영업활동이 단순히 세금 때문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진=김용진 기자)
기업들이 쌓아놓은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세부담 예측이 어려울 뿐더러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단순히 세부담 차이에 따라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제도의 실효성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사진)는 6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 재무인포럼(회장 : 이정희 안진회계법인 대표)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2층 루비룸에서 열린 '2014년 세법개정안 토론회'에 참석,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국회 논의를 앞두고 있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정책의 핵심으로 중소기업을 제외한 자기자본 5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이 적용대상이며 투자와 임금증가분, 배당액 등을 제외한 당기소득에 10%에 세율을 적용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풀어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세수효과가 '제로'가 되도록 설계됐다는 입장이지만, 각 기관별로 추정한 세부담 효과를 발표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김 교수에 따르면 시민경제사회연구소는 상위 10대 대기업 중 현대자동차가 125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경제개혁연구소는 174억원, 재벌닷컴 689억원, CEO 스코어는 2983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세부담 추정치가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여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과세방법의 모호성이나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정부 정책 수립시 정책효과의 예측 가능성은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사내유보금 과세前, 유망한 투자처 찾아줘야"
정부가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부과하기 전에 유망한 투자처를 찾아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저축률은 2008년부터 2010년 동안 크게 증가해 OECD 국가 중 중간 수준이던 기업저축률이 2위로 급부상했다.
기업들의 저축률이 높아지는 것은 개별 기업 측면에선 수익성과 건전성이 향상돼 주가가 상승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경제 전체 측면에선 경제활력이 위축되는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김 교수는 "기업저축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가 유망한 투자처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 다음 차선으로 세제 등을 통해 투자증대와 임금증가, 배당확대를 유인하고 이것이 안되면 차차선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도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지 못하는 등 의도한 정책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 법인세율을 인상하자는 주장이 강해질 것"이라며 "법인세율 자체를 인상하는 것은 경제 전체를 위축시키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보완할 점으로 ▲임금증가와 투자의 공제율 차별화 가능성 검토 ▲투자공제 제외 시 기준율의 적절성 검토 ▲명목세율 설정 ▲투자범위에 대한 적절성 ▲세 부담 차별화 문제 등을 거론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의도하는 세부담(실효세율)의 상한치를 사전에 설정하고 연구개발투자를 투자공제 범위에 포함할 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업종별 기본공제율이 달라 기업규모별 세 부담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검토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당소득 세부담 높아, 정부안 긍정적"
기업들의 배당을 유도하고자 배당소득에 대한 세 부담을 낮춰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업들의 낮은 배당은 우리나라의 주식을 저평가 하는 부작용과 더불어 주가가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만들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초단기 위주의 주식에 투자를 집중해 주시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저배당하는 1차적인 원인은 높은 수준의 세부담"이라며 "우라나라의 배당세 부담은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개인 단계에서 부과되는 세부담이 OECD 회원국 중 4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배당소득에 대한 세부담은 법인의 경우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모두 24.2%의 세율을, 개인의 경우 종합과세 34.3%, 분리과세 15.4%이다. 법인과 개인의 세부담을 합치면 50.2%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주식 배당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을 14%에서 9%로 인하하며 대주주 등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겐 분리과세(세율 25%)가 가능하도록 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이다.
이밖에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한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근로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선 비정규직의 임금증가를 위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교수는 "파견직 근로자들을 포함한 간접 고용형태의 근로자 임금 인상을 유인할 수 있는 세제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며 "고액 연봉자의 소득 증가는 세제혜택에서 배제하기 위해 정부는 정확한 연봉 기준선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