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득 환류세제 실효성 의문"…'공감대' 형성

대부분의 조세전문가들이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쏟아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6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 재무인포럼(회장 : 이정희 안진회계법인 대표)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2층 루비룸에서 열린 '2014년 세법개정 토론회'에 참석, 발제를 통해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정책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기업 사내유보금에 부과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세부담 예측이 어려울 뿐더러 기업들의 영업활동이 단순히 세부담의 크기만 가지고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업투자의 결정요인인 세부담 추정치가 없어 기업들이 어떻게 할 지 예상이 쉽지 않다"며 "더구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의 행동이 단순히 세금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저축률이 OECD 회원국 중 2위로 급부상한 것과 관련해선 "기업저축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가 유망한 투자처를 찾아줘야 한다"며 "그 다음 차선으로 세제 등을 통해 투자증대와 임금증가, 배당확대를 유인하고 이것이 안되면 차차선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의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세원확보의 의미 외에 투자, 임금, 배당을 통한 기업소득의 가계 이전보다는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 기업현금 보유, 투자 인센티브를 직접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환류세제는 장기적인 기업 투자 전략의 수립과 시행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법인세율 증가로 볼 수 있어 기업 경영 환경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홍성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금융조세팀장은 정부가 각종 세액지원책을 축소하면서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부과해 세부담을 과도하게 높인다고 주장했다. 홍 팀장은 "이 세제는 세수확보가 목적이 아닌 만큼 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법인세 감세로 기업들이 혜택을 본 만큼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박 연구원은 "법인세를 감세해줬던 기대효과는 임금과 고용, 투자를 늘리라고 하는 것이었지만 설비투자는 2009년 -9%로 감소했다. 2010년에 20%로 반등했지만 2011년 4%, 2012년 0%, 2013년 -1.5%로 줄었다"며 "이를 보면서 수많은 (개인)납세자들이 세수부족을 왜 우리가 채워야 하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류세제 실패시 법인세 인상 우려"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기업투자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표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법인세 인상 주장이 힘을 얻어 우리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법인세율을 단일화하거나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우철 교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지 못하는 등 의도한 정책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 법인세율을 인상하자는 주장이 강해질 것"이라며 "법인세율 자체를 인상하는 것은 경제 전체를 위축시키는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윤경 부연구위원도 김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며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법인세 부담을 증가시켜 실질적으로 법인세 인상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법인세를 단순하게 하나의 세율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제적으로 비교해 보면 법인세수 자체는 작지 않으나 법인이 부담하는 사회보험료는 작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연금이나 보험이 아직 위험에 대비하기에 충분하지 못함을 의미하며 부담 확대와 급여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태원 서강대 명예교수는 법인세 인하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곽 교수는 "법인세율을 낮추는 목적은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우리나라를 선택해주길 바라는 목적에서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감세를 시작할 당시부터 부자감세라며 계속 흔들어왔고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다시 물어내라고 한다면 정책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법인세 감면 효과를 본 기업들이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곽 교수는 "감정적으로는 대기업들이 돈을 많이 버니까 세금 많이 내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근로자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을 문제 삼았다.

배당소득 증대세제, 찬반 '팽팽'…실효성 우려도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면 인센티브를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선 찬반 입장이 팽팽했다.

김우철 교수는 기업들의 저배당 문제는 주가가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만들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초단기 위주의 주식에 투자를 집중해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며 기업들의 배당을 유도하고자 배당소득에 대한 세부담을 낮춰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가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우리나라의 2012년 배당소득이 총 15조원으로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로 낮은 상태"라며 "배당소득증대의 효과가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의 금융자산 증대와는 거리가 있다"고 반대했다.

이밖에 기업이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하면 세제혜택을 주는 근로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선 김 교수와 신 연구위원 모두 비정규직의 임금 인상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연구위원은 "정책효과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세액공제율을 현실화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의 지원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 세제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소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