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업계 "감사인 교체 위협이 독립성 저해"

30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재무인포럼 주최로 열린 '회계감사품질 대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감사인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동원 안진회계법인 상무는 저가 감사보수 문제를 감사인들의 '제 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으로 보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회계감사시장의 이해가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가 감사보수의 근본적 원인은 감사인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인 독립성에 가장 상처를 주는 것은 감사인 교체라는 고객의 압력 위협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의 감사 환경에서 감사인이 느끼는 압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회계법인 의무 교체 제도의 시행이 기업과 감사인 간의 갑을 관계를 강화하고 압력을 가중시켰던 과거의 경험을 거울 삼아 유착의 위협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다시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책은 감사인의 협상력을 제고하고 감사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감사인 지정 범위가 확대된 것과 관련, 김 상무는 "감사인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방안임에는 틀림없으나 개정 법률에 따라 추가적으로 지정되는 기업이 전체 상장기업의 약 8% 수준인 130여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수준이 감사인의 독립성을 충분히 지지해 줄 수 있는 수준인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지정 범위 확대에 대해 기업들의 반대 의견이 많이 있는 상황이라 정책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감사인의 비감사용역을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감사인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비감사용역은 마땅히 금지돼야 하지만, 전면 금지나 대부분 허용과 같은 극단적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그는 "기말 감사에 충분한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비감사용역이 필요하다. 결산기 집중과 감사 업무의 계절성 때문에 특정 기간에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인력 잉여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부족한 인력을 파트타임 등 임시직 인력으로 충당하면 감사품질 저하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중소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회계감사인 선정권을 공적인 기관에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송재현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은 "회계감사로 인해 혜택을 보거나 이를 필요로 하는 자들은 피감 회사가 아닌 채권자, 투자자, 직원, 공공단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회계감사는 당연히 공공재라고 봐야 한다"며 "이를 전적으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피감 회사는 감사 수행 능력과 상관없이 경영자와의 인맥이나 회계감사 이외의 서비스를 기준으로 감사인을 선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절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감사인을 선정하는 현실에서 향후 회계감사에 대한 수수료는 계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경쟁의 논리에 따라 감사인을 선정해야 한다면 공적인 기관이 다수의 회계사로부터 입찰 받아 결정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계속된 감사 실패가 시장과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점을 지적하며 감독 기관의 감리를 확대하고 감사인 교체 주기를 단축시키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영진 금융투자협회 세제지원실장은 "중국고섬의 분식회계 및 상장폐지로 인해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됐고 지난 3년 동안 중국기업의 국내 IPO는 전무했다"며 "감사보고서의 공신력에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신뢰에 기초한 금융시장 시스템의 작동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왔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