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근 "기업 세부담 더 이상 늘려선 안 된다"

수년간 계속된 경기침체에 세월호 침몰 사고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경영 여건과 내수시장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저한세율 인상, 비과세·감면 축소 등으로 법인의 세부담을 더 이상 늘려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엽합회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조세일보 주최 '중장기 조세개혁방안 토론회(1차)'에 참석, "기업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선 법인세율 인하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송 본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고령화와 복지수요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을 누가 짊어지느냐는 문제를 놓고 봤을 때 '잘나가는 대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세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도 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황을 살펴보면 대기업이 꼭 나 홀로 성장하는 상황은 아니다. 작년 1조원 클럽(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의 경영상황 역시 상당히 심각하다"라며 "기업 자체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못내는 상황에서 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송 본부장은 정부가 내놓은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 방향과 비과세·감면 축소 방향이 논리적으로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세법개정을 보면 법인세율을 직접적으로 올리진 않았지만 법인에 대한 세부담은 늘려가고 있는 것 같다"며 법인 최저한세율 인상과 세액공제 축소를 예로 들었다.

이어 "법인세 최저한세율이 17%까지 올라갔는데 부담이 얼마나 늘었냐는 문제보다, 최저한세율의 목적이 공제를 통해 세금을 부담하지 않는 경우 최저 한계세율을 정해 그 이상 세금을 내라는 것인데 정부 정책 방향은 비과세·감면을 줄이고 최저한세율은 높이고 있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법인세 최저한세율이 17%, 명목 법인세율이 22%인데 최저한세율이 도입되어 있는 나라도 별로 없지만 이렇게 수치가 높은 나라 찾기도 힘들다. 정부가 비과세·감면을 없애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적어도 최저한세율은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법인세율은 기업들이 입지를 고르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최근 법인세율에 따라 기업 입지를 선택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세액공제와 감면을 줄이면 법인세율도 거기에 맞춰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송 본부장은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안전설비투자에 관한 세액공제와 법인의 지방소득세와 관련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세월호 사태로 인해 안전문제가 강조되고 있는데 기업들이 안전에 관련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하지만 안전에 대한 세제지원은 받지는 못하고 있다. 안전설비투자와 관련 일몰연장 뿐 아니라 대상을 확대하고 공제율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법인의 지방소득세와 관련해서 세액 공제·감면이 배제돼 16만개 법인이 총 9500억원의 세부담이 발생했다"며 "아예 법인의 지방소득세를 없애는 방향이 좋겠지만 적어도 세액공제·감면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