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 증시 상장 유가공업계에서 매일유업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선전을 펼치며 남양유업을 끌어내리고 1위로 도약,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증시 상장 유가공업체 3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액은 매일유업이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한 2916억원, 남양유업은 6.3% 감소한 2812억원, 빙그레는 3.6% 증가한 1675억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이 1위 업체인 남양유업을 104억원 차이로 따돌리며 정상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남양유업을 앞선 바 있지만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처음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매일유업이 4.8% 감소한 71억원, 빙그레가 26.1% 감소한 24억원을 각각 기록한 반면에 남양유업은 적자 전환하며 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속에서 그나마 매일유업의 선방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업계 2위로 밀려난 남양유업이 지난해 대리점 막말 파동에서 촉발된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빅3 합산 매출, 제자리걸음... 유제품 중국 수출 부진이 발목 잡아
지난 1분기 3사의 합산매출액은 당초 시장의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유생산량급증과 국내 우유소비 부진, 중국의 국내산 유제품 수입 규제, 여기에 남양유업의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제자리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3사의 합산 매출액은 7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7401억원 대비 약 0.02% 증가한 2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남양유업을 제외한 2개사만 놓고 보면 약 4.3%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 사별로는 매일유업이 4.8%, 빙그레 3.6% 성장한 반면에 남양유업은 약 6.3% 감소했다.
HMC투자증권 정혜승 연구원은 매일유업의 성장세에 대해 “국내 발효유 판매 부진과 중국분유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분유 매출 증가와 유음료 가격인상 효과 및 음료부문 특히 커피음료 매출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빙그레의 경우 국내 유제품 판매가 인상(6.2%)에 따른 물량 저항에도 불구하고 내수부문에서 5.4%늘었고, 빙과 비수기임에도 불구 전년 동기대비 6.8% 증가한 것이 유제품에 대한 중국 수출 부진과 빙과 수출 감소를 상쇄시키며 소폭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 중국수출 및 국내 우유소비 부진에 따른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
회사별로 명암이 엇갈린 외형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수익성은 3사 모두 악화됐다.
올 1분기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26억원과 비교 무려 102.1% 감소했다. 특히 남양유업의 경우 적자전환으로 인해 감소율 자체가 큰 의미는 없지만 636.6%에 달했다.
이를 회사별로 살펴보면, 매일유업은 올 1분기 7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1분기 75억원대비 4.8% 줄었다. 빙그레의 경우도 2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33억원 대비 9억원 가량 감소했다.
매일유업의 경우 우유 가격인상에 따른 유가공 수요 둔화로 업계 경쟁이 심화되며 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컵커피, 발효유 등의 할인 행사 확대에 따른 ASP 하락과 수입 치즈 가격 상승 등이 원가 상승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HMC투자증권 정 연구원의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 조현아 연구원은 빙그레에 대해 지난 2월 아이스크림 생산 공장 도농공장 화재 발생으로 아이스크림 일부를 OEM생산으로 전환한 점 등이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남양유업의 경우엔 지난해 잃어버린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판촉행사와 대리점과의 상생을 위한 지원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최악의 시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돼 점진적인 매출 및 수익성 향상이 나타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공업계의 실적 향상은 1분기 부진을 보였던 중국 시장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지난 1분기 3사 공히 실적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던 최대 수출처 중국시장의 회복 여부가 향후 매출 및 수익성 향상의 주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