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세무조사 건수․조사기간 줄여 경제활력 뒷받침

연간 세무조사 건수 1만8000건 이하 운영
조사기간 예년 대비 10～30% 단축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세무조사 유예 확대
방만경영 공공기관 세원관리 대폭 강화

국세청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욕심'을 줄인다.

노력세수 창출의 발판이나 다름없는 세무조사 건수를 축소하고 세무조사 기간도 인위적으로 단축 운영, 경제주체들이 세무조사 부담을 덜고 사업에 매진해 경제활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매출 500억원 미만 중소법인들에 대해서도 조사비율을 축소하는 한편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유예를 확대한다. 대책 없는 방만경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공공기관에 대한 세무관리는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매출 3000억원 이상 대법인들의 경우 정기 순환조사를 통해 예측가능성을 열어주지만, 계열기업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사익편취 등 지배주주의 변칙 탈세행위는 엄격하게 대응하고 대재산가들은 친인척 및 실질적 지배관계 법인 등 모든 경제적 실체를 통합관리하는 등 관리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은 26일 오전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 2층 대강당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김덕중 국세청장 및 본․지방국세청, 전국 일선 세무서장 279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4년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현오석 부총리는 치사를 통해 "국세청은 거대함과 정교함을 모두 갖춘 톱니바퀴 같은 우수한 조직"이라며 "국세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안정적 세입기반 확충, 경제활력 제고와 서민생활 안정, 국세행정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 주재자인 김덕중 국세청장은 "어렵게 살아난 경제회복의 온기가 경제전반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지난해와 같은 국민 불안 여론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고 신중한 세정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식에 맞는 세정운영, 현장과의 소통, 관리자가 주도하는 조직문화 쇄신을 추진하고 국세청 전 직원이 한 몸이 되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뜻 깊은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 세무조사 부담 줄인다 = 2014년도 국세행정 운영방안의 큰 본류는 경제활성화 지원으로 요약된다. 국세청이 경제활성화 지원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중 하나인 세무조사 건수 축소 방안이 담겼다.

국세청은 지난 2012년 1만8002건, 지난해 1만8070건(잠정)에 달했던 세무조사 건수규모를 1만8000건 이하로 축소해 운영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축소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총량을 줄인다는 정책목표는 확고하다.

지난해 국세청이 경제주체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은 이유는, 세무조사 건수가 늘었다기 보다는 강도와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인 측면이 크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국세청은 세무조사 기간을 예년대비 10～30% 단축 운영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100일의 조사기간이 소요되는 기업의 경우, 최초 세무조사 기간 통지 시 90일 또는 70일의 조사기간을 설정해 통지한다는 것이 국세청의 방침이다. 통상 국세청은 매출액 규모별로 규정된 조사기간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세무조사 기간을 결정한다.

아울러 조사기간 연장 및 조사범위 확대는 올해부터 법제화된 납세자보호위원회를 통해 엄격히 통제, 세무조사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불만 목소리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매출 3000억원 이상 대법인은 정기 순환조사 중심으로 운영하고 비정기 조사(심층세무조사)는 자제해 예측가능성을 열어준다. 매출 500억원 미만 중소법인 조사비율도 축소하고 일자리 창출기업(고용증대비율 3%→2%) 조사유예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정비율(2013년 기준 외형 1000억원～3000억원 7%, 300억원～1000억원 4%, 300억원 미만 2%) 이상 추가 고용한 기업은 올해 법인세 정기조사 대상선정에서 제외키로 했다.

□ 방만경영 공공기관 '메스',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 = 고질적 탈세 등 비정상의 정상화도 지속 추진한다. 지하경제 양성화 50대 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역외탈세와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탈루를 끝까지 추적해 세금으로 환수하는 노력을 지속한다.

특히 대기업과 대재산가들의 '변칙탈세'는 엄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법인의 경우 계열기업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사익편취 등을 통한 지배주주의 변칙 탈세행위를 엄격 검증하고 지능적 일감몰아주기 과세회피 사례에 대한 사후검증을 강화한다.

대재산가의 경우 장기간 자산변동과 소득원천 흐름을 정밀분석, 변칙 상속증여 혐의자를 철저히 가려낸다는 계획이다. 친인척은 물론 실질적 지배관계 법인 등 모든 경제적 실체를 통합관리하는 등 관리강도도 한층 높인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리베이트, 횡령 등 방만경영 공공기관에 대한 세원관리를 강화하고 성실신고 여부를 엄정하게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공기관 자산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세무문제를 사전 컨설팅, 원활한 부채감축을 지원한다.

□ 세수는 '운명', 치밀한 세수관리 나선다 = 지난해 소관세입예산 8조8000억원을 채우지 못한 국세청은 올해 치밀한 세수관리를 통해 소관세입예산 부족징수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고위간부들이 참여하는 실효성 있는 세무상황점검회의를 통해 올해 세입예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주요 세목 신고 전 사후검증 항목을 사전예고하고 파급력 있는 일정규모 이상자 및 취약업종 위주로 검증을 실시, ‘집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 사후검증 시 표준재무제표, 신고서 부속서류 세부화 등 기초자료를 보강해 사후검증의 질적 수준을 올릴 예정이다. 다만 세무대리인 등이 참여한 세정자문단을 운영해 주기적으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 무리한 사후검증 발생은 예방키로 했다.

전반적인 성실신고 환경을 적극 조성하고 과세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 자진신고 납부세수를 극대화해 척박한 세입환경을 헤쳐 나가겠다는 것이 국세청이 정한 방향성이다.

납세자 권익 보호에도 역량을 할애한다. 과도한 세무조사 방지를 위해 조사부서의 세무조사 범위 확대 신청 시 납세자 의견청취 후 결정하도록 하고 불복청구 제기시 법정기한 내 처리 실적을 상시 점검하는 등 권리구제 체계도 한층 세련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6년까지 납세협력비용 15% 감축을 목표로 전담팀을 설치, 장․단기 로드맵을 설정해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