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증여세가 중소·중견기업의 투자위축을 초래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한국중견기업학회와 공동으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백년장수기업 육성을 위한 조세제도 개선방향'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발표를 맡은 주정일 삼일회계법인 전무는 "국세청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대상으로 추정되는 1만여 명에게 신고안내문을 발송했는데, 이중 99%가 중소·중견기업이다"고 지적했다.
또 "증여세가 기업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조사 해보니 투자위축이 가장 많았고, (개선과제로는) 중소·중견기업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며 "현실에서 느끼는 심리적 조세저항은 체감이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중견련이 120개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기업의 52%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의 영향으로 '투자 위축'을 꼽았다. 이어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27.4%), '글로벌 경쟁력 저하'(14.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와 관련한 개선사항으로는 '중소·중견기업 과세대상 제외'가 32.8%를 차지했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과세'(25%), '정상거래 비율의 확대'(22%) 등의 대답이 나왔다.
한편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조병선 숭실대 교수는 "글로벌 장수기업 육성을 위해 백년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CEO의 의지와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황금주 제도와 자본이득 과세로의 전환 등 가업승계를 위한 실효성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금주(Golden Share)란 보유한 주식의 수량이나 비율에 관계없이 기업의 주요한 경영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식을 뜻한다.
아울러 그는 독일식 가업승계 제도로의 개편을 통해 중견기업들은 향후 10년간 4만9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본 상속세율이 50%인 한국과 달리 독일은 상속세율을 30%로 정해놓고 있으며, 가업상속 시 세금 공제 적용대상에 기업규모를 제한하는 조건이 없다는 특징을 갖는다.
또 설령 상속세를 전액 감면해도 감소하는 조세수입은 3~4년이 경과하면 법인세, 근로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 조 교수의 분석이다.
조병선 교수는 "독일식 가업승계 제도로의 개편을 통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 탈피와 지역 간 균형발전, 양극화 문제 완화, 수출 활성화 등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