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세회피 가능성이 높은 국가·지역과의 정보교환협정 체결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이전가격 세제, 해외금융 계좌 신고제도 등 역외탈세 및 공격적 조세회피 방지 제도를 보완하는 등 국제조세제도를 재검토한다.
특히 FTA확대 등 대외무역환경 변화에 대응, 기본관세율 체계 개편도 검토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3일 서울시 가락동에 위치한 연구원에서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세목별 주요정책과제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보고서를 발표한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경제의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로 고정사업자 등 현행 국제조세제도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위원은 우선 조세피난처로 간주되는 국가와의 정보교환협정 체결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보교환이 불가능하고 조세회피 가능성이 높은 국가·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협상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조세피난처로 간주되는 국가 중 15개국과 정보교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또 16개국과는 발효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19개국과는 정보교환 협정 체결을 추진 중에 있다.
보고서는 또 OECD 등을 통한 역외탈세, 공격적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국제적 공조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명시하면서 OECD 기준에 부합하는 관련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통관절차의 편의성을 높이거나, 원산지 관리 및 지적재산권 보호 등 관세제도도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FTA 확대 등 대외무역환경 변화에 발맞춰 기본관세율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관세환급제도 합리화, FTA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도 등 신흥국이 빠르게 부상해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은 지역통합형 FTA(경제블록)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6월 현재 10건의 FTA가 체결되었으며, FTA활용률은 지난 5월을 기준으로 한-미 75%, 한-EU 80%인 반면, 한-아세안의 경우 35.2%로 FTA활용률이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아울러 지자체의 자주재원인 지방세를 확충하기 위해선 지방의 과세자주권 강화가 필요하며, 중앙·지방간 재원 재배분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세·지방세 조정은 중앙·지방간, 지역간 재원 재배분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현재 중앙·지방간, 지역간 형평성을 담당하는 지방교부세 등 지방재정조정제도와 연계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복잡한 조세체계에 대해선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교통세 등 다양한 목적세에 다양한 세목에 부가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과세체계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복잡하고 어려운 세법을 납세자의 눈높이에 맞춰 명확하고 알기 쉽도록 쓰는 '세법 새로 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