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는 9일 김낙회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초청,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개선 방안'을 주제로 재무인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세제개선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조세일보는 이에 앞서 기업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포럼을 위한 사전 설문조사와 토론과정에서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5대 이슈를 정리한다. <편집자 주>
R&D관련 비과세·감면제도, 점진적 축소 vs 기업경쟁력위해 확대
정기 국회가 다가오면서 비과세·감면제도 정비를 통해 세수를 증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기업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계는 경제활성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고용촉진, 생산성향상 시설투자, R&D 투자를 장려하는 세액공제제도를 유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말을 끝으로 적용이 배제되는 연구·인력개발준비금의 손금산입과 2015년말까지 혜택이 끝나는 연구·인력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 시한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자료:기획재정부
지난해 기준 연구 및 인력개발비 세액공제액이 2조5994억원,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액이 2조1418억원으로 전체 조세감면액 31조9871억원 중 14.8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조세감면분이 연구인력 임금의 25% 수준에 까지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세감면제도가 폐지된다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도연장은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54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구·인력개발 세액공제제도를 폐지할 경우 기업의 72.4%는 R&D투자를 줄이고, 62.2%의 기업은 R&D인력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응답해 이 제도유지의 필요성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조세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OECD 회원국들은 조세감면 폭을 늘리고 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세감면제도유지 내지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의 R&D관련 활동 지원을 통해 기업경쟁력이 강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세수를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이다.
선진국들 가운데 프랑스는 2008년, 오스트리아는 2010년 세제지원제도를 간소한 종량제도로 대체했으며 벨기에, 아일랜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영국은 최근 조세감면율과 조세 지원한도를 확대했다.
캐나다는 새로운 R&D 세액공제 규정을 도입,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했으며 일본과 네덜란드는 일시적으로 R&D 지원한도를 상향시키고 프랑스는 2009년 이전에 발생한 세액공제 요구액을 모두 환원해 줌으로써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는 2009년 신성장동력 및 원천기술 R&D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을 대폭 깎아줬지만 혜택이 일부 대기업에 편중되고 관련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적발되고 있어 제도개선을 검토중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R&D 조세지원은 2조5994억원으로 세계 4위, GDP대비 비중은 0.18%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며 최근 2년 사이 급증한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도 백서에서 국내 신성장동력 산업정책이 주요 기술에 대한 R&D 지원에 지나치게 편중되면서 기업의 투자 및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을 내놔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조세연구원도 ‘2013년 비과세·감면제도 정비에 대한 제언’을 통해 현재 30조원 안팎인 조세감면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산업계관계자는 “경쟁 상대국인 OECD 국가들의 예를 보더라도 고용촉진, 생산성향상 시설투자, R&D투자를 장려하는 세액공제제도는 유지 및 확대되어야 한다”면서 “세제개편이 과세평등화를 빌미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