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지쳤던 일상과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해가는 휴가도 사람들을 설레게 하지만 우리를 또 설레게 하는 것은 바로 '쇼핑'이다.
남성들은 주류나 담배를, 여성들은 명품가방이나 시계, 화장품 등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면세한도 등을 꼼꼼히 체크하지 않았다가는 세금 폭탄을 맞게 될 수 있다. 이에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여행자들이 궁금해하는 여행자 휴대품과 관련한 사항들을 10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주]
① 세금은 복불복(?)…세관신고 피하려다 가산세 '폭탄'
② 면세한도 400달러…숨겨진 '면세혜택' 더 있다고?
③ 할인받아 산 면세점 물건…"세금은 '할인' 되나요?"
④ 면세점 구매한도, 면세한도로 착각했다가는 '세금폭탄'
⑤ 면세되는 술 1병도 세금 낸다…아리송한 면세혜택은?
⑥ 쇼핑하면 세금 돌려준다?…똑똑한 '택스리펀드' 활용법
⑦ 모르는 사람 가방 들어줬다간…'사형'까지 당한다?
⑧ 원화·상품권도 외화?…반출신고 안하면 '벌금폭탄'
⑨ 우린 되는데, 외국은?…해외 면세범위 모르면 '세금폭탄'
⑩ "해외여행쇼핑, 세금 무서워?…간이세율만 알면 'OK'"
누구나 한번쯤은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눠주는 세관신고서를 보며 이것을 쓸까 말까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면세점에서 구입한 술과 담배, 명품가방이나 명품시계 등을 솔직하게 세관에 신고하면 세금을 내야 하지만, 모른 척 슬쩍 지나가 무사히 통과만 된다면 몇십만원 혹은 몇백만원에 이르는 세금은 안 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항에서는 "왜 나만 잡느냐"라는 시비가 종종 일어나고는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보내주면서 왜 나만 잡아서 가방을 열게 하고 세금을 부과하면 '생돈'을 날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관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다른 사람은 보내주는데 굳이 나를 잡는 이유는 이미 여행지나 여행 목적, 엑스레이 검사 등 모든 요건을 따져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린 뒤, '개장검사'를 하는 것이다.
세금을 피하고자 세관에 자진신고를 하지 않고 물건을 슬쩍 들어오려 했다가 걸리면 내야 될 세금에 가산세 30%까지 붙는다. 심하게는 밀수로 오인받아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수도 있다.
□ 자진신고 해야 될 물품은? = 세관에 자진신고를 해야 될 물품은 기본적으로 면세한도를 초과한 휴대품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면세한도는 400달러 미만인데 400달러 이상의 물품을 구매했을 때는 그것이 무엇이던 자진신고를 해야 가산세를 피할수 있다.
술 1병 초과, 담배 200개비 초과, 향수 60㎖를 초과했을 때도 세관에 자진신고를 해야 한다.
여행경비로 사용하고 남은 외화도 미화로 환산했을 시, 1만달러가 초과했을 때는 이를 신고해야 한다. 이를 신고하지 않고 그냥 들어왔다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심하게는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다이아몬드 등의 보석류나 고가의 시계, 가방 등은 자진신고하지 않고 들어왔다가 걸리게 되면 밀수 혐의까지 받게 돼 신고가 필수다. 세금 몇 푼 아끼려다가 '쇠고랑'을 찰 수도 있다.
□ 망고 등 과일 무조건 '폐기'…비아그라 '처방전' 필수 = 망고나 오렌지, 사과 배 등의 과일이나 감자나 채소 등의 야채는 무조건 검역을 통과하지 못한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지역에서 구입한 고기나 소세지, 고기캔 등도 무조건 통과되지 못한다. 전염병 등을 옮길 위험을 원천차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지 않는 과일이나 고기 등은 가지고 들어오고 싶어도 참는 것이 좋다.
의약품은 본인이 복용하는 것을 전제로 최대 6병(3개월치 복용량)이 면세된다. 이 범위를 넘어버린 의약품이 미화 2000달러 이하라면 여행자가 주소를 두고 있는 시도지사의 면제추천서 발급받아 세관에 제출하면 통과될 수 있다.
하지만 면제추천서를 발급받지 못하거나 미화 2000달러가 넘으면 무조건 반입이 금지된다.
아울러 비아그라는 면세범위 내로 가지고 왔다고 하더라도 처방전이 없으면 이를 반입할 수 없다. 비아그라나 근력강화제는 오남용 약물로 분류돼 처방전에 기재된 수량만 반입이 가능하다.
이밖에 장식용 도검이나 비비탄총도 반입이 금지된다. 안전위해물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 '요행' 바라다 '세금폭탄' 맞을 수도 =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가방에 꽁꽁 숨겨놨는데 설마 이걸 찾아낼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여행객이 수하물을 수취하기 전, 짐은 이미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여기서 고가의 시계나 가방은 바로 들통이 난다. 명품가방이나 시계는 브랜드마다 고유의 로고가 있어 바로 티가 나는 것은 물론, 금속재질이 저가의 물품보다 고급이라 엑스레이 영상에 색깔이 진하게 표시된다.
세관 직원들은 몇 십년을 엑스레이만 판독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바로 알 수 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내가 샀지만 친구나 다른 사람에게 물건 운반을 부탁하면 괜찮겠지 하다가도 큰 코 다칠 수 있다.
세관은 여행객의 짐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출입국 정보까지 들여다본다. 여행지가 명품가방이 유명한 곳이었는지, 누구와 함께 갔는지까지 다 체크한 뒤, 물건을 구매한 해당 여행객에게 물건이 나오지 않으면 일행까지 검사한다.
세관 관계자는 "돈은 돈대로 내고, 지인한테까지 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세관에 자진신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