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거래 '현미경검증'…현금영수증 발행업종↑, 발행기준↓
국세청이 향후 지하경제 양성화 작업의 초점을 대기업·대재산가, 고소득 자영업자에 설정하고 이들의 탈세혐의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 조사요원들의 한정된 인재 풀을 고려, 광범위하고 세밀한 조사활동보다는 세금 추징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대기업, 대재산가가 연루된 사건을 중심으로 조사 역량을 집중, 세금징수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또한 탈세가 빈번한 현금거래 분야의 감시망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업종을 확대하고 의무발행금액은 대폭 낮추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세청은 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향후 지하경제 양성화 작업의 기본 방향 및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담긴 올해 업무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국세청은 우선 지하경제 양성화 작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국세청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기획단(T/F)을 꾸릴 예정이다.
이는 당초 본청 산하 공평과세추진기획단이 확대 개편되는 것으로 당초 10여명에서 4개팀 73명으로 인원이 대폭 보강된 것이다. 국세청은 향후 지하경제 양성화 작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기획단에 맡겨 신규세원 발굴 작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기획단은 세원, 조사, 징수 등 3대 분야에서 새로운 세정 아이템을 발굴, 이를 향후 기획·심층세무조사, 사후검증, 체납정리 과정에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명백한 탈세혐의 뿐만 아니라 세법상 해석이 쟁점이 되는 분야에도 적극적인 과세처분을 통해 세수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대표적인 소득탈루 유형에 대한 조사활동도 한층 강화된다.
국세청은 향후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의 차명계좌·현금거래 탈세 ▲가짜석유, 자료상, 불법사채업 등 세법질서 문란행위 ▲대기업·대재산가 비자금, 변칙거래 등 음성적 탈세 ▲국내자산 불법 해외유출, 해외소득 은닉 등 역외탈세 분야를 중점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국세청은 세무조사 선정·집행과정이나 체납자 은닉재산 추적과정에서 FIU(금융정보분석원)가 보유한 금융정보(CTR, STR)를 활용, 보다 효과적으로 세수를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 탈세 루트인 현금거래 감시망도 한층 촘촘해진다.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전자세금계산서 등 기존 과세인프라를 확대·보완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현행 30만원 이상인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거래기준을 10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기존 의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 직종 외에도 현금거래 비율이 높은 귀금속, 웨딩관련업, 이삿짐센터 등 18개 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업종으로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간 매출액 10억원 이상 사업자에게 부여됐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의무를 연매출 3억원 이상 사업자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세청은 이밖에도 불성실 납세자에 대한 과태료를 대폭 올리고, 조세회피 목적의 차명계좌 사용에 대한 제재규정을 신설하고, 상장법인 공시자료 및 불공정 거래자료 제출을 법제화 하는 방안들을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실행하기로 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FIU법 개정의 세부 추진일정도 공개됐다.
국세청은 국회협의를 통해 상반기 중 FIU법 국회통과를 유도한 뒤, 올해 7~8월경 정보제공 및 관리체계 구축과 탈세혐의 분석체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STR(1000만원 초과 혐의의심거래), CTR(2000만원 초과 고액현금거래)의 활용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며 "주요 탈세유형을 추출할 수 있는 모델링 작업을 통해 정보분석량을 늘리고, 탈세관련도가 높은 정보에 대한 전략분석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경찰, 한국석유관리원 등 관계부처와의 정보공유를 통해 시중에 세금 없이 불법 유통 중인 가짜석유에 대한 세원관리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