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 의무발급기준↓, 발행업종 확대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 설치, 대형 '기획세무조사' 예고
'노력세수' 증대…대사업자 중심 세무조사 강화
"세무조사 비리 근절"…본청 특별감찰조직 신설
박근혜 정부 복지재원 확보 중책을 맡게 된 국세청이 차명계좌, 현금거래를 통한 탈세행위에 조사역량을 집중하고 과세기반을 늘리는 등 세수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국세청은 불성실 납세에 대한 가산세 등 과태료 상향조정, 탈세를 염두한 차명계좌 사용에 대한 제재규정 신설도 주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귀금속, 웨딩관련업 등 고액 현금거래 업종 위주로 현금영수증 발행의무가 추가되며, 의무발행금액 기준도 10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실물거래 과세인프라 보완작업도 병행된다.
특히 국세청은 국세청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기획단'을 통해 세원, 조사, 징수 등 3개 분야 지하경제 양성화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심층적인 기획세무조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법 개정을 통해 FIU(금융정보분석원)의 금융정보 공유범위를 넓혀, 이를 탈세혐의 분석과 세무조사 대상선정에 활용, 추가세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3년도 업무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 대기업·고소득층 세금탈루 '엄단' = 국세청은 우선 대기업, 고소득 자영업자 등 탈세혐의가 큰 분야를 지하경제 양성화 중점대상으로 선정, 세무조사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의 차명계좌·현금거래 탈세 ▲가짜석유, 자료상, 불법사채업 등 세법질서 문란행위 ▲대기업·대재산가 비자금, 변칙거래 등 음성적 탈세 ▲국내자산 불법 해외유출, 해외소득 은닉 등 역외탈세 분야를 중점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세무조사 선정, 집행과정이나 체납자 은닉재산 추적과정에서 FIU가 보유한 금융정보를 활용해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세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자 외에도 재산은닉 공조 혐의가 있는 가족, 관련인 등의 금융거래 조회가 가능토록 제도를 개선하되, 개인정보 오·남용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 및 사후감시를 강화하고 국회 등에 정보 활용 결과를 주기적으로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금영수증 발급업종·기준금액 변경…"현금거래 감시강화" = 현금영수증, 전자세금계산서 등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세원투명성 장치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세청은 특히 귀금속, 웨딩업, 이삿짐센터 등 고액 현금거래가 빈번한 18개 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대상에 추가하고, 의무발행 기준금액도 현행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전자세금계산서 의무발행 매출액 기준도 연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도 시행될 전망이다. 현실화 될 경우 일부 영세 자영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자영업자에게 세금계산서 발행의무가 부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본청 차장을 단장으로, 4개 팀 73명 규모의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을 꾸려 '컨트롤타워' 역할을 통해 세정 전 분야의 신규세원 발굴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 대규모 '기획세무조사' 실시…'노력세수' 증대 = 최근 국내 경기여건은 상당히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미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걷힌 세금이 6조8000억원 줄었고, 정부도 올해 국세수입이 목표치(216조4000억원)에 6조원 이상 모자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수확보 총책인 국세청은 이런 위기상황을 고려해 주요 세목별 세수진도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세수변동 요인과 추가세원 발굴 대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 등 주요세목 신고·납부 기간에 앞서 그동안 탈세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취약분야에 대한 전국 동시 기획세무조사를 실시, 성실납세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가짜석유, 불법사채업 등 국세청이 전면전을 선포했던 지하경제 분야의 세무조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공표, 신규 세원확보 의지를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성실신고확인제도 정착, 탈세제보 포상금 대폭 확대(1억원→10억원), 차명계좌 증여추정 및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자 형사처벌 강화 등 개정된 세법을 활용해 최대한 세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노력세수'를 증대시키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중소기업 조사는 축소하되 세수비중이 높은 대사업자 중심으로 세무조사를 운영하고 탈세혐의가 큰 사업자는 금융조사 등 조사범위를 넓혀 조사실적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근 5년 소관 세수의 평균 7%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노력세수의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 세무조사 비리만 잡는 '암행어사' 뜬다 = 국세청은 최근 일련의 세무조사 비리스캔들로 손상된 기관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국세청 본청 산하에 세무조사 비리 분야를 전담하는 특별감찰조직을 신설, 연중 내내 강력한 감찰활동을 지속하고, 소액 금품수수 행위라 하더라도 청렴의무 위반 시 향후 조사국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이른바 'One Strike Out'제도 전격 시행된다.
또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조사 후 일정기간 이내 사무실 이외 장소에서 조사업체 관계자와 개별접촉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본청 특별감찰조직은 오는 4~6월, 세무조사 비리근절 대책은 상반기 중 구체화 될 예정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세무조사 대상 선정, 집행, 종결 전 과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금품성향이 낮은 여성 국세공무원들의 조사 분야 근무비율을 한층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별감찰조직 운영, 기획 감찰활동, 청렴의무 위반자 사후관리 등 부조리 방지대책 시행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조사절차 위반사례 적발건수를 평가하는 성과평가 지표를 신설해 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