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FTA 지원 및 활성화에 행정의 초점을 맞춰왔던 관세청이 앞으로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입징수'에 보다 많은 행정역량을 투입한다.
관세청은 3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복지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수입액 감소와 환율하락 등으로 세수확보는 불투명한 현 상황을 타개하게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재정수입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 먹거리 안전 등을 확보하기 위해 관세국경의 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중점 추진과제로 보고했다.
또한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대외거래 질서 확립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 지원 ▲무역 2조달러 시대를 견인하는 수출입 지원체계 확립 ▲국익제고를 위한 글로벌 관세외교 전개 ▲지속가능한 관세행정 성장기반 구축 등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 5년간 10조 확보" = 관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약 10조원의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중점적으로 보고했다. 박근혜 정부가 필요로 하는 복지예산이 5년 동안 135조원 규모인 만큼, 10조원의 추가세수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관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올해 1조4000억원, 2014년 2조원, 2015년과 2016년 각각 2조1000억원, 2017년 2조2000억원 등 5년 간 총 9조8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청은 올해 소관 세수목표인 69조3000억원을 차질없이 징수하는 한편,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지하경제 척결과 세수관리를 치밀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조세회피 위험이 높은 고위험 기업군과 품목군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탈세 혐의를 잡아내고 이전가격을 악용한 탈세, 국부 유출 개연성이 높은 다국적기업 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관세청-국세청, 정보공유로 세수확보↑" = 관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국세청과의 정보 공유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방법 중 하나인 관세조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국세청과의 정보 공유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관세조사 대상은 수입비중이 크고 국내외 본사와 지사간의 거래 등을 이용하는 무역업체로 무역업체가 국세청에 정기 제출하는 세적자료 등은 관세청 세원발굴에도 중요한 정보다.
하지만 현재 국세청에서 제공받는 자료는 극히 제한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해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 관세청의 입장이다. 만약 국세청이 수입물품과 관련된 구체적인 과세정보를 제공해준다면 세원발굴이 가능하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있는 지사가 해외에 있는 본사에게 로열티를 지불하는 경우 이 업체는 세무서에 '무형자산에 대한 정상가격 산출방법 신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관세청이 국세청으로부터 이 자료를 제공받아 로열티가 수입물품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수입물품과세가격에 가산해 과세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관세청이 국세청에 요구하는 자료는 정상가격 산출방법 신고서, 국외출자 명세서 등 총 25종으로 이 정보의 원활한 공유를 위해 관세청은 국세청과 정보공유 협의체를 운영한다는 계획. 또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현금거래정보(CTR) 공유를 통해 과세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세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줄줄 새는 세원도 틀어막는다" = 관세청은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재산도피와 자금세탁 등 중대 외환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위해 형법상 사기·횡령에 대한 수사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이미 관세청은 법무부에 관련 법안의 개정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수출입거래에 한정되던 외환검사권을 용역·자본거래까지 확대하는 등 불법 외환거래 차단을 위한 단속 기반 확립하고 수출입기업의 외환거래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외환거래 혐의업체에 대한 기획조사 강화할 예정이다.
금이나 다이아몬드, 농산물 등 밀수입이 많은 무역범죄에 대해선 수사당국간 정보교환 및 공조수사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의 수사당국과도 실시간으로 정보교환을 해 해외공급망까지 발본색원한다는 목표다.
관세청 관계자는 "올해는 현 정부 출범 첫해임을 감안해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7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 향후 5년간의 추진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지하경제 양성화와 중소기업 육성, 수입식품 안전 확보 등 정부의 국정철학과 국정과제 실현을 충실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