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11일 그동안 발표해온 자신의 공약을 한데 모은 정책약속집 '안철수의 약속'을 내놨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위공직자에 대한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과 최하위 소득 5% 계층의 건강보험료 면제 등을 포함한 850여개의 정책 비전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정책약속은 지난달 7일 발표한 7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0여개의 국민포럼 및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전문가들의 제안과 토론을 거쳐 마련된 것으로 정치·경제·사회·출산육아·인권 등 7가지 비전을 중심으로 제시됐다.
구체적으로는 혁신경제, 재벌개혁, 금융개혁, 사회통합적 일자리 등 이미 발표된 10개 정책과제와 더불어 노동정책, 사회적 경제, 문화예술, 사회복지 등 새로운 15개 분야의 정책과제가 실렸다.
새롭게 제시된 공약에는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 하위 5% 소득 계층의 건강보험료 면제, 2017년까지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고위공직자 여성비율 확대 및 국회의원 후보 공천시 여성 30% 이상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여성폭력 범죄자의 형사처벌 강화 및 피해자 지원 예산 대폭 확대, 광역단체별 농업 마이스터고와 농업전문대학 설립, 문화예술인 표준고용계약서 작성 의무화, 인천국제공항·KTX·한국항공우주(KAI) 민영화의 전면 재검토도 제안됐다.
정치 파트의 대통령 혁신, 국회 혁신, 정당 혁신 분야는 새정치 공동선언의 내용을 전면 수용키로 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께서 흔쾌하게 동의해주신 '새 정치 공동선언'은 결코 선언만이 아니라 책임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기성정치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강력한 혁신의지가 담긴 '새 정치 공동선언'을 하루 빨리 국민여러분께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후보에게 '새 정치 공동선언'의 진행과 함께 '경제개혁을 위한 공동선언', '안보와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 을 추가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문재인 후보와의 즉각 합의를 통해 이날 양 측은 '단일화 방식 협의팀', 통일외교안보정책팀, 경제복지정책팀 등 3개의 협상팀을 추가로 구성키로 했다.
안 후보는 더불어 투표시간 연장과 연계한 반값 선거운동을 문재인, 박근혜 후보에게 제안했다.
안 후보는 "국민 세금으로 치러지는 법정 선거 비용인 560억의 절반 만으로 이번 선거를 치를 것임을 약속드린다"면서 "선거를 치르는 과정이 정치 혁신의 과정이 되야 하고, 새 선거의 첫 걸음은 국민의 혈세를 아끼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정책모음에는 정작 중요한 공약에 소요되는 비용추계 및 재원조달 방안은 빠져있다.
진심캠프의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통합기구에 관한 내용, 경제 발전의 전략과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한 재정의 문제, 노사관계와 국방·안보 정책은 지속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정 추계에 대해선 "이미 정부에서 예산을 다뤄본 많은 전문가들, 행정 또는 정치학계의 전문가들이 팀을 꾸려서 재정 추계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약집이 진화할 것을 감안해 일정 시점에 재정 추계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공약에 대한 대략적인 재정추계 발표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증세 방안을 비롯한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안철수의 약속'이 반쪽짜리 약속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각 후보들이 복지 정책을 위해선 증세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증세에 관한 언급을 최대한 미루고 있다"면서 "대선을 30여일 남겨둔 시점에서 각 후보 캠프의 재원조달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