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이현동 국세청장 = 23일 국세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현동 국세청장은 야당 의원들의 '보이콧' 선언에 난감한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국세청장이 아닌 박윤준 국세청 차장을 증인대에 세워 질의답변을 진행했다.
23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이현동 국세청장'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가 갑론을박을 벌였다. 지난 11일 국세청 국정감사를 방해했다는 명목으로 이 국세청장을 검찰에 고발한 야권이 이 국세청장을 증인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세청 국정감사와 관련해 이현동 국세청장을 검찰 고발했고,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다고 알고 있다"며 "이미 야당은 이 국세청장을 상대로 질의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박 차장의 자리를 앞에 만들어 달라"고 논란의 불을 지폈다.
이어 질의자로 나선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 국세청장을 배제한 채 박 차장을 증인대로 불러 질의를 진행했다. 안 의원은 태광실업 교차세무조사 공문 기안자의 신상명세 등 태광실업 표적세무조사 의혹과 관련한 일련의 자료들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 의원의 질의가 끝난 후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국세청장이 사과를 2번했다. 국세청 국정감사 질의는 기관장이 하는 것이 원칙이며 여당 의원들은 기관장에게 질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현미 의원이 재차 박 차장의 자리를 국세청장 옆 자리에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나서 "(이현동 국세청장의 국감방해죄가)재판을 통해 혐의가 인정됐다면 예외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장이 아닌 이에게 답변을 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설훈 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장이 책임을 지겠다고 했고 야당의원들은 고발했다.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국세청장을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날(11일)도 책임을 진다고 하길래 사퇴를 할 줄 알았지만 아무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은 "국세청장에게 답변권을 줄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다. 국회를 모독하고 능멸한 처사는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안민석 의원도 나서 "지난 번에 국세청장이 책임을 진다고 했는데, 본인의 거취를 스스로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말로는 책임진다고 했으면서 전혀 책임지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본인 거취를 결정하라"고 이 국세청장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과 강길부 위원장이 나서 중재했다.
김 의원은 "차장이 청장 옆에 앉아있으면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필요하면 증인대에 서서 답변토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도 "관례상 청장급이 증인석에 앉을 때는 차장급이 옆에 앉지 않았다. 자꾸 논란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말해 상황을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