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는 '4대강 사업'의 입찰 담합을 둘러싼 감사원의 책임 공방이 거셌다.
야권 의원들은 빠짐없이 4대강 담합과 관련한 감사원의 부실 감사와 감사 결과 발표 지연 등을 거론하며 담합 여부를 가리기 위해 4대강 평가위원을 증인으로 채택해 질의를 하기도 했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4대강 턴키 입찰 당시 심사위원들의 채점표를 보면 1등과 2등의 점수 차가 모두 2.3이다. 너무 신기한 일"이라며 "9월 27일 점수가 나오기 전인 9월 25일 공구별로 건설회사가 정해졌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4대강 사업에 22조원, 30조원까지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는 연봉 2000만원을 받는 월급쟁이 150만명의 월급"이라며 "이 돈이 다 어디로 갔는가. 은진수 감사위원이 감사를 하고도 발표를 미뤄서 일이 크게 터졌다"면서 감사원의 책임론을 거세게 주장했다.
"심사 순위와 점수차이까지 같아…담합 아닐 수 없어"
같은 당 박범계 의원 또한 "낙동강 24공구는 가격점수에서 3위로 밀린 대우건설이 최종 낙찰됐다"면서 "당시 국토해양부의 내부비공개문건을 입찰에 참가한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에 모두 알렸으나 대우건설만이 문건에 맞는 설계내용으로 입찰에 참가해 내부담합이 있었음이 밝혀졌다"고 공세를 펼쳤다.
박 의원은 "감사원은 2010년 2월 감사를 마치고 2011년 1월 감사결과를 확정하기까지 337일 동안 담합 사실을 숨기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며 "감사원이 4대강 담합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명박 정부 최대 국책사업의 속도전을 위해 눈 감은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최원식 민주통합당 의원도 "4대강 1차 감사는 담합 관련 내용이 빠진 채로 1년이 지나 발표됐고, 2차 감사 결과는 감사를 마치고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대선을 의식해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감사단장이 국정감사 직전 사임하고, 감사원의 면책제도가 4대강 관련 공무원들에게 면책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1차 감사 당시 4대강 사업 감사단장을 맡아 감사를 지휘한 최대선 국장이 9월 28일 감자기 사임했다"면서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4대강 감사에서 감사원이 설계심사담합에 눈을 감았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최 국장의 사임으로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 하복동 감사원장 대행, 은진수 주심위원, 정창영 사무총장에 이어 최 국장까지 감사책임자가 모두 감사원을 떠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우재 증인 "평가 전 토론 거쳐 점수 같아…담합 아니다"
서기호 무소속 의원은 "감사원의 적극행정면책제도로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사업 관련 공무원들이 모두 면책됐다"면서 "감사원은 4대강과 관련해 이상한 처분요구서나 내놓고, 공무원은 처벌도 안 받고 오히려 면책받으니 제도의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건 감사원장은 "최 국장의 사임은 개인 사정으로 명퇴한 것으로 국감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4대강 사업 감사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담합문제를 감사사항으로 설정하지 않았다"라며 "현재 처리 중인 2차 감사에서 충실히 감사 결과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 24공구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국토해양부 이우재 과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24공구의 경우 사전에 평가위원 3명이 설계도에 대해 토론을 통해 상호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대우를 1등으로 하라고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