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예비비를 사용해 내곡동 땅을 매입한 것은 사실상 특검 김 빼기용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씨가 보유 중인 서초구 내곡동 땅을 사들이기로 결정하고, 예비비 11억2000만원 집행을 의결한 바 있다.
민주통합당 윤호중 의원은 5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특검이 막 시작되려는 시점에 내곡동 땅을 매입원가대로 국가에 파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은 수사의 칼날을 무디게 하려는 저의가 숨어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정부가 예비비까지 동원해 서둘러 땅을 매입하려는 것은 특검 김 빼기용"이라며 "재해 복구 등 긴급한 사정에 한정돼 쓰이는 정부의 비상금 성격인 예비비를 사저 터 매입에 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행 국유재산법에도 소송상 분쟁이 진행 중이거나 예상되는 경우 매각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실정법상 부동산실명제 위반과 배임의 혐의가 짙은 내곡동 사건 문제도 마찬가지로 이런 제한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내곡동 특검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심판 뿐 아니라 내곡동 사저 터의 처리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특검 수사가 마무리 된 뒤에 국민적 합의에도 될이며, 정부가 예비비까지 사용해 서둘러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매입결정을 철회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