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수 10인 미만 협동조합, 임·직원 겸직 가능
조합원 개인별 소액대출·상호부조 한도 100만원
올해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본격적으로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소액·소규모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소규모 협동조합에 대해 예외적으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조합원 수가 10인 이하인 협동조합에 대해선 임원 전원이 직원도 겸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말 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이 같은 내용들을 담은 세부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7일부터 입법예고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재정부는 오는 12월부터인 협동조합법 시행 이전에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위해 입법예고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정부는 협동조합을 지향하지만 법인격이 없는 자활공동체, 돌봄노동 등의 사업체수가 전국적으로 4000~5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이번 입법예고 기간 동안 많은 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정안은 우선 소규모 협동조합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토록 규정했다.
본래 협동조합도 영리행위를 수행하는 사업조직인 만큼 상법상 법인과 마찬가지로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소액·소규모 협동조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협동조합의 행위에 대해선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소규모 사업자나 소비자가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고, 조합원의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각 조합원이 평등한 의결권을 가지고 조합원에 대한 이익배분한도가 정관에 명시된 경우엔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개정안은 또 기획재정부령으로 공정거래법 적용배제 요건을 추가로 규정할 수 있도록 해서 향후 추가적인 협동조합 특례 인정이 필요할 경우 손쉽게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협동조합 구성원들의 임직원 겸직 허용범위도 정해졌다.
본래 임원(조합원의 대표)이나 직원(직원의 대표)은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겸직이 금지되나 소형 협동조합은 예외적으로 임직원 겸직을 허용토록 했다.
개정안은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이 직원이거나 조합원 수가 10인 이하인 경우 임원 전원이 직원을 겸직할 수 있고, 사회적협동조합은 규모와 관계없이 임원의 3분의 1까지 직원겸직을 허용토록 규정했다.
비조합원의 협동조합 이용에 관한 세부규칙도 정해졌다. 협동조합 사업은 원칙적으로 조합원만 이용 가능하나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이 직원인 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재화 또는 용역 등에 대해선 비조합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사회적협동조합의 보건·의료사업은 조합 총 매출액의 50% 이내 범위에서 응급환자나 수급자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조합원에 대한 소액대출 및 부조한도도 정해졌다.
개정안은 소액대출 이자율은 정기예금금리를 참작해 재정부장관이 매년 1월1일 정하도록 하고, 개인별 소액대출 한도는 100만원으로 정했다.
개인별 상호부조 한도는 100만원으로 하되, 상호부조회비는 조합 출자금 총액의 10% 범위 내에서 개별 정관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개정안은 개별 조합사이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동일한 특별시, 광역시, 시, 군 단위에서 타 협동조합 등과 동일 명칭으로 등기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일반협동조합은 각 시·도지사에게 신고해서 설립되도록 허용하되, 사회적협동조합은 재정부 장관 소속의 협동조합정책심의회 의결을 거쳐 인가되도록 정했다.
개정안은 내달 15일까지 입법예고 되며, 이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차관·국무회의 심의의결 과정을 공포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대기업 위주의 시장에 상생 등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대안적 기업모델을 도입한 차원"이라며 "창업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확대,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물가안정은 물론 경제위기 시 경제안정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협동조합을 지향하고 협동조합적 사업운영을 희망하지만 법인격이 없어 애로를 겪고 있는 단체가 많아 시행령을 조기에 입법예고 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