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의 필수 금융상품인 연금에도 불편한 점이 있다.
3대 연금(국민·퇴직·개인)이 은퇴준비에 꼭 필요한 금융상품이기는 하나, 만족도 100%의 만능상품은 아닌 것 같다.
국민연금은 사망, 국외 이주, 국적 상실 등 특수한 경우나 연금수급 요건인 가입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시금으로 받을 수 없다.
퇴직연금은 가입기간 10년 이상 만 55세 이후에 반드시 연금으로만 수령해야 하고 근로자만 가입이 가능한 맹점이 있다. 또 개인연금은 5년 이내 해지시 납입원금의 2.2%를 해지 가산세로 내야 한다.
물론 소득공제를 받은 금액과 총발생 수익금에 대해서도 22%의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모두 10년 이상 가입해야 하고 연금으로만 수령가능하며 연금수령시 주민세를 포함한 연금소득세 5.5%를 내야 한다.
은퇴준비가 연금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은퇴자산을 모두 연금화하는 것은 투자기간, 수익률, 유동성, 세제 측면에서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꼼꼼하게 따져 볼 부분은 현재 3대 연금이 과할 정도로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4%선에서 정지된 정기예금 금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연 3~4%)를 제하고 나면 실질금리가 0%에 가깝다.
저금리와 함께 기대수명 100세 시대에서는 노후를 위해 더 많이 저축을 하든지, 아니면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적정하게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 3대 연금은 과도할 정도로 안전자산으로만 운용되고 있다. 3대 연금 중 유일하게 연금 지급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국민연금은 정기예금은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채권비중이 70%에 이르는 반면 주식비중은 해외주식을 포함해서 28% 정도다.
퇴직연금은 적립금의 90% 이상이 원리금보장 상품이다. 연금저축에서 실적배당형 연금펀드의 시장점유율은 6%에 불과하다.
만기시 원금을 보장해 주면서 주식에 투자한다는 변액연금의 경우, 실제로 주식투자비중은 35% 정도에 그친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은퇴자산은 인플레이션위험과 장수위험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
은퇴자산도 위험자산에 대한 적정한 투자를 통해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특정한 재무목적으로 돈을 모을 때 한결같이 강조되는 투자상품이 바로 적립식펀드이다.
이론적으로 적립식펀드가 좋은 줄 다 알지만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주식시장이 하락할 경우 불안심리를 이기지 못하고 불입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회복되더라도 과거의 마이너스 수익률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원금이 회복되는 대로 환매를 하게 된다. 적립식펀드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불입과 장기투자인데,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3월 말 하나은행은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을 5년으로 해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대신에, 연보수를 동일유형의 펀드대비 50bp 이상 낮춰 투자성과를 높일 수 있는 은퇴준비전용장기펀드를 출시했는데 이 같은 장기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시되는 펀드의 기간수익률은 투자자의 실제수익률과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간수익률을 구한 기간과 투자자가 실제로 투자한 기간이 다르기 때문.
Rolling Return는 이러한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1년 Rolling Return은 특정년도에 매일 다른 일자에 1년을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각각의 연수익률을 그린 것이다.
1년 Rolling Return은 한해 동안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았던 수익률, 가장 낮았던 수익률, 그리고 평균 수익률을 알 수 있다.
Rolling Return은 투자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수익률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지난 18년 동안(1993년~2011년) KOSPI지수의 1년, 3년, 5년의 Rolling return을 살펴본 결과, 5년 투자가 가장 효율적인 위험대비 수익률을 보여 주었다.
사실상 은퇴준비전용장기펀드의 3년 이상 5년 이내 중도 환매수수료는 발생한 투자이익금의 1%로, 장기투자를 권장하는 상징적인 수준이다.
은퇴준비전용장기펀드로 비과세 효과가 높으면서 장기투자에 적합한 가치주펀드(국내주식형)와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자산배분형펀드를 제안한다.
가치주펀드란 '가격이 확실히 쌀 때 사서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투자철학에 기반한다.
이러한 특성상 장기투자에 유리하다. 단기차익보다는 장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목표로 운용하다 보니, 일반주식형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표현이 종종 사용된다.
또 시장의 흐름에 맞춰 위험자산(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적극 조정하는 자산배분형 펀드가 국내주식형펀드보다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거두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