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의 조세 전문연구위원은 안정적인 세수확보를 위해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해서 조세제도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자 한국재정학회 회장인 손원익 박사(사진)는 23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과 세수입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세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대체로 공감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조세정책상의 근복적인 세원확대 방안은 비과세 감면 등을 축소 또는 폐지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손 박사는 "역외탈세나 고액체납 차단 등 세무행정상의 조치는 단기적으로 세수확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세수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은 아니다"라며 "경제불황으로 야기되는 세수감소를 대체하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세제상의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불요불급한 비과세 감면을 정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질 조세정책은 국회에서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이번 총선을 통해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 비과세 감면 정비 의지가 퇴색되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손 박사는 특히 "비과세 감면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정책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려운 과제이므로 감면효과 및 조세지출의 효율성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면서 "꼭 필요한 부분만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고 그 이외에는 과감히 정비하는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 박사와의 일문일답
□ 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이 불안정하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세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최근 유럽 발 재정위기로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국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이 있을 때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 경제성장과 세수입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세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대부분의 학자들이 공감할 것으로 생각된다.
□ 현재 정부에서는 안정적인 세수확보를 위해 역외탈세나 고액체납 차단, 세원확대 등 각종 정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현 상황에서 이런 세수확보 정책들의 실효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역외탈세나 고액체납 차단 등의 세무행정상의 조치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세수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이 아니므로 세원확대 등의 근본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조제정책상의 세원확대 방안은 비과세 감면 등을 축소 및 폐지하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정책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비과세 감면에 대한 개선은 감면의 효과 및 조세지출의 효율성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여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과거 경제불황 시기에도 정부에서 각종 세수확보 방안들이 제시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실행된 정책들과 이들 정책의 효과는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과거 경제불황 시기에 취했던 세무행정상의 각종 세수확보 방안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경제불황으로 야기되는 세수감소를 대체하기에는 그 규모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정책이 수립이 필요하다.
□ 그렇다면 현재 정부의 정책과 연관 지어서 세수확보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는가.
☞불요불급한 비과세 감면을 정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조세정책은 국회에서 결정되는 사안으로 국회에서의 논의결과에 따라 정책의 효과도 결정될 것이다.
비과세 및 조세감면 등의 혜택을 받고 있는 기득권층과 관련 있는 국회의원 등의 영향으로 정부의 바과세 감면 정비 의지가 항상 퇴색되는 결과가 반복되어 왔다. 새로 구성되는 국회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최근 유류세 인하와 FTA로 인한 관세 수입 감소 등 세수 증대에는 다소 부정적인 이슈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현 상황에서 세수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단기적 방안과 근본적인 방안을 동시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 앞서 논의한 세무행정상의 단기적인 방안뿐만 아니라 비과세 감면 정비와 같은 근본적인 방안의 강구도 필요하다.
□ 안정적인 세수확보를 위해 학계에서 바라보는 장기적인 정부 정책의 기본 방향은 어떤 게 있는지 제시해 달라.
☞새로운 세목 신설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세목의 세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장기적인 정부 정책의 기본방향이 되어야 한다.
세원확대는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각종 비과세 감면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성장잠재력 확충 등 꼭 필요한 부문에만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고 그 이외에는 과감히 정비하는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세수 확보뿐만 아니라 조세제도를 단순화하여 세제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