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외환, 우리은행이 제기한 556억원대의 교육세 환급소송은 현재 대법원 판결만 남겨둔 상황이다. 조세전문가들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현행 교육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불명확한 규정이 추후 예기치 못한 분쟁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법의 생명은 '예측가능성'이다.
교육세 환급소송을 제기한 은행들이 내세운 핵심논리 중 하나는 '조세형평성'.
범(凡) 금융사에 해당하는 신용카드사는 교육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신용카드업을 겸영하는 은행들은 교육세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최근 트랜드(Trend)인 '공정사회'의 측면에서 본다면 은행들의 논리는 분명, 일리가 있다.
고등법원의 판단도 궤를 같이한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이 제기한 교육세 환급소송에 대해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고법은 "신용카드업자의 수익은 교육세 과세대상이 아니며 은행이 신용카드업자를 합병해 신용카드업을 겸영하게 됐다는 이유로 은행 신용카드업무 관련 수익에 대해 교육세를 과세한다면 조세공평에도 반한다"고 판시했다.
결국 사회·경제 환경의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한 낡은 교육세법은 남아 있는 대법원 판결여부에 따라 과세당국 혹은 은행들 중 한 편을 곤혹스럽게 만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와 은행권에서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 년 동안 이어져 온 지리한 다툼의 종결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대법원이 고법 판결을 준용할 경우 일단 과세당국은 본세와 환급가산세를 더해 2000억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은행들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세법개정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이 은행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현행 교육세법을 개정해 신용카드업 겸영 은행들의 카드부분 매출은 교육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한다는 확실한 명문을 세법에 넣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개정, 2009년 7월부터 시행된 교육세법은 신용카드사와 증권사 등을 교육세 과세대상에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신용카드업 겸영 은행의 교육세 문제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건 세법개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명확한 세법조항을 남겨둘 경우 언제든지 다툼의 소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조세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시중 은행들은 최근 그 동안 사업부 형태로 거느리고 있던 신용카드업을 '분사(分社)'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2003년 9월 국민카드를 흡수·합병한 국민은행은 올해 초 카드사업부를 KB국민카드로 분사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카드사를 분사했으며 우리은행과 농협도 각각 카드사 분사(우리카드, NH카드)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적어도 이들 은행들은 더 이상 교육세 문제로 골치를 썪을 일은 없을 전망이다.
교육세법이 개정됐고, 분사가 완료되거나 완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전히 신용카드업을 '겸영' 하고 있는 은행들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