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92.5%…"경제충격 시 시스템 불안 초래"
국내 주택담보대출이 단기·일시상환·변동금리 위주로 구성돼 있어 대내외 경제충격 발생시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6월말 현재 이자만 납입하는 주택대출이 84%에 달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와 닮은 꼴이라는 지적이다.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주택담보대출의 구조적 취약성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택대출은 이자만 상환하고 있는 대출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만기도 선진국과 비교해 단기에 머무르고 있는 등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민간 금융사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351조2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이자만 납입하는 주택대출이 298조5000억원(8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 연구위원은 "분할상환대출이 증가해 6월말 61%로 늘었지만 대부분 거치기간을 두고 이자만 상환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분할상환대출의 경우 거치기간 연장을 통해 사실상 일시상환방식으로 운용돼 주택대출의 84%가 이자만 납입하고 있다"며 "미국과 영국의 주택대출 만기가 25~30년, 프랑스와 일본도 각각 15년, 20년인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최단 만기도 3년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주택대출에서 변동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말 92.5%에 달해 금리상승시 가계의 이자부담이 급증할 우려가 잠재돼 있다"며 "변동주기 또한 3개월물이 지난해 3월말 89%에 달하고 1년인 미국과 6개월인 일본 비해 짧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8년말 기준 한국의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92.5%로 영국(72%), 프랑스(30%), 미국(26%), 일본(20%), 독일(16%) 등과 비교해 최대 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장 연구위원은 "금리상승 국면이나 경기하강, 부동산가격 하락 등 충격 발생시 과다차입가구 및 저소득층 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도 주택경기 활황기에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일시상환방식대출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급증한 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주택대출 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가계가 대출원금을 분할상환해 나가도록 유도함으로써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며 "현재 장기분할상환대출 거치기간 연장을 통해 실제로는 일시상환 형태로 운용되는 관행도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2004~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연 평균 12.2%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전년말 대비 24조원 가량 증가한 37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