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보다 일본인을 더 안다…25년째 일본계 서비스
삼일과의 만남은 행운…받은 사랑 후배에게 돌려줄 터
좋은 친구와 아내는 자신의 모습을 늘 거울처럼 비춰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모르는 습관이나 성격을 나보다 더 잘 안다는 말이 있다.
삼일 세무자문그룹에서 25년째 일본기업 서비스를 전담하는 고성천 부대표가 바로 일본인보다 일본인을 더 잘 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또한 일본기업 서비스과정에서 고객중심의 사고가 왜 중요한지를 깨달아 거꾸로 일본에 가르쳐주는 인물이다.
고 부대표가 세무업무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고작 6년에 불과하지만, 그가 맡고 있는 조세1본부는 ▲일본계 서비스부문 ▲구미계 서비스부문 ▲국내기업 주재 외국인에 대한 소득세 서비스부문 등 3개 팀으로 구성, 구성원만 140명에 이를 만큼 세무자문그룹 최대조직이다.
"천천히 가더라도 시간이 가면 완성형이 되는 스타일"이라고 굳이 자신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하지 않더라도,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하면서도 호랑이같이 예리하게 문제를 파악한다는 호시우보(虎視牛步)형의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것.
■ 느리게 왔지만 '으뜸'이 된 사람…虎視牛步 실천
삼일 세무자문그룹 조세1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고성천 부대표가 세무업무를 전업으로 선택한 것은 고작 6년에 불과하다.
일본기업 세무서비스 시장을 개척했던 박수환 부대표가 그룹에서 전체를 총괄하는 지위로 올라서면서 그 뒤를 이을 인물이 필요했고, 때마침 삼일회계법인이 각 서비스 라인별로 전문화 강화차원에서 조직개편이 이뤄짐에 따라 고 부대표가 발탁이 됐던 것.
당시 세무자문그룹을 더 확대·육성하려했던 삼일회계법인은 조세분야에서 능력 있는 임원이 필요했고, 세무업무가 기본이 되는 일본계 자문서비스에서 기본기와 실전경험을 탄탄히 쌓은 고 부대표는 최적임자였던 것.
이전까지 회계감사업무 본부장까지 올라갈 만큼 회계감사업무에 일가견을 보였던 그에게 세무업무 전업은 분명 새로운 도전이자 부담이었지만, 그는 "처음에 속히 잡은 산업은 마침내 복이 되지 못한다"는 가르침에 따라 "어려워 보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고 했다.
또 회계감사는 서비스 수요자가 주주 등 다양하면서도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기업으로 각각 다른 반면, 세무업무는 서비스이용자와 비용지불자가 동일하므로 이해관계가 같다는 긍정적인 부분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Tax'일을 할 줄 꿈에도 몰랐다. 회계사는 당연히 회계감사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살리기에 'Tax'만한 것이 없다"고 크게 만족해했다.
그는 "느리긴 해도 천천히 성실히 잘 가는 것, 천천히 가더라도 시간이 가면 완성형으로 되는 그런 스타일이 되는 것이 개인적인 신조"라고 소개했다.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의미가 연상된다는 말에는 "대학도 두 번이나 떨어졌다"는 우스개 말로 비껴갔다.
그는 이미 회계사 초창기부터 나름대로 전문성 있는 분야를 가져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자료수집에 나서 급기야 부동산세제 실무라는 전문서적을 펴냈고, 삼일총서 작업 때는 국제조세분야에 깊숙이 개입하는 등 하나의 목표를 두면 기어코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 일본인보다 일본인을 더 안다…철저한 고객중심 사고
고 부대표는 인터뷰 내내 고객이 어떻게 생각할지, 인터뷰가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세심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고객서비스 이야기만 나오면 시간가는 줄을 몰랐고, "고객입장에서 도움되는 일만 생각한다면 항상 성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가 이처럼 고객지상주의를 체질화시킨 배경에는 그가 삼일에 입사하자마자 일본계 기업의 서비스업무를 담당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일본계 기업들의 특성상 하나의 서비스팀에서 여러 가지 국제거래 업무와 조세업무를 한번에 토털서비스 해주길 바랬고, 그런 까다로운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고객을 최우선하는 자세는 몸에 배기 시작했다.
고 부대표는 "일본계 기업들은 언어문제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서비스해야 한다"며 "입사할 때부터 일본계서비스부문에서 일했는데 그 때 배운 것이 고객중심의 사고를 갖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수환 부대표와 고 부대표의 이같은 노력으로 일본기업들 사이에선 "회계감사는 다른 회계법인에 받더라도 세무서비스는 삼일에서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일본계 기업의 상호조정합의(APA) 업무는 거의 삼일 세무자문그룹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인보다 일본인을 더 잘 알기에 그들의 세밀한 문제까지 되짚어 컨설팅할 수 있는 능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 "좋은 회사, 좋은 사람들 만난 것이 행운"
1985년 대학 4학년 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낸 고성천 부대표는 그 해 겨울 삼일회계법인에 발을 들인 후 25년간 삼일에서만 근무해온 정통 '삼일맨'이다.
그는 "삼일 경영자들의 비전이 좋다"는 선배들 입소문만 믿고 입사했지만, 지금은 "삼일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그는 "삼일만큼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이 또 있겠는가"라며 특히 "삼일에서 훌륭한 선배와 후배를 만난 것은 최대의 행운이었다. 삼일과의 만남 자체가 '복(福)'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객이 원한다면 며칠 밤을 새기도 하지만 1년 365일 밤을 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긍정의 마인드를 갖고 있는 고 부대표는 "고객에 대해 진정 애정을 갖고 고객에게 늘 줄 것이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는 문화를 삼일 전체에 심고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미 준비된, 양성된 인재를 쓰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삼일처럼 가능성 있는 인재를 데려와서 길러내는 조직도 있다"며 "자신이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인재들이 삼일에 와서 본인들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어느 분야에 속하든 구성원 본인의 가치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것이 세무자문그룹 운영의 기본 목표"라고 강조했다.
[고성천 부대표 약력]  ▲1958년 전북 군산 ▲서울대 경영학과-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서울대 법대 조세법 전문과정 ▲1985년 공인회계사자격 취득 ▲1985년 12월 삼일회계법인 입사 ▲PwC 오오사카 사무소, 부대표, 조세1본부장 ▲서울지방국세청 과세전적부심 및 이의신청위원회 외부위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평의원, 지방세 연구위원 ▲2006년 납세자의 날 국세청장 표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