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소득세법은 주택의 양도소득세에 관하여 1세대를 비과세하기 위한 특례적 단위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특례적 과세단위를 전제로 하는 1세대 1주택 비과세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이에 대하여 다른 의견을 내보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이 조문의 역사가 국민의 대부분보다 먼저 태어난 조문의 이력을 가지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국민들은 태어나면서 공리(公理)처럼 당연한 논리로 받아 들여왔다.
또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저변에는 판례에서 수차 확인된 바와 같이 국가는 국민에 대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책무를 지고, 이를 위하여 국민의 기본적인 생존 방편인 기본적인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를 충족해 주어야 하고 이와 관련해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한다는 고답적인 논리와 결부되어 있다는 점이다(대법원 1993.1.19. 선고 92누1298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세제는 경제현실을 반영해 시의에 맞게 변화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에 대하여도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아래와 같이 몇 가지 경제사정의 변화를 들어가면서 개선의 필요성을 거론 하고자 한다.
양도소득세는 재고자산 이외의 처분에 대해 발생한 사실상 인플레이션 소득에 대한 과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곧 투기로 인식되어 재산공개될 때마다 논란이 되는 등 세법의 문제를 떠나 국민의 자산관리윤리를 강하게 구속하여 왔다. 이는 이 비과세 원칙이 국민의 주거보장이라는 적극적인 취지보다는 재산의 투기적 운용의 한계를 설정한 소극적인 의미가 부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장기적으로 주택의 수급에서 공급이 우위에 들면 주택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한데 국민들의 뇌리에는 상당기간 2주택을 죄악시 하는 학습효과가 상존한다면 초과공급의 주택의 처분에 대한 합리적인 대처방안의 하나를 잃게 된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속칭 여가주택(second house)에 대한 수요에 대비해 두고 있는 조특법상의 규정을 합리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경우 1세대는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는 비과세 단위에 불과하고 침익적(侵益的) 행정행위의 단위인 납세단위는 아니다. 따라서 인별단위로 비과세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과세이론에 비추어 보면 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행정의 침익과 수익간의 미묘한 문제는 사법상 별산제와 관련해 보면 형식적 침익과 실질적 침익사이를 한층 더 깊이 고려 해보야아 할 과제를 던지고 있다.
과거에 1세대 1주택의 비과세제도를 도입할 당시에는 우리나라는 비교적 보수적인 가족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아파트의 구조도 복층형구조로 할 만큼 3세대 주택의 구조까지 염두에 두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황을 보면 국내 1인가구수가 급격히 증가해 현재 350만 가구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가구의 5분의 1 정도 된다고 하며 조만간 3가구 가운데 1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또한 주택의 구조도 개인형 소형주택을 선호하기 이르렀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소위 독신과 결혼(single or married)간의 선택문제와 관련된다.
이 관점에는 반드시 결혼 중립성의 문제가 수반되는데 이 문제는 오래동안 젠더 중립적인 관점에 포함되어 논의하여 왔다. 엄밀히 관찰하면 이 문제는 젠더 중립적 즉 남녀 차별적인 관점은 아니라고 본다.
소득세제는 헌법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국가 정책을 실현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근로소득세 공제항목에서 소수자 공제제도를 삭제하고 다자녀 공제제도를 신설한 것에 대하여 헌법상 평등위반이라는 의견은 아직 없다.
이와 관련해 주택 청약통장의 경우 1세대 1주택의 취지가 반영되어 있어 1세대에서는 1개의 통장을 개설하게 되어있는데, 이 경우 부부 중 누구의 명의로 개설하느냐의 문제는 부부 간의 재산형성과 주택의 선점의 의미가 있어 공동명의의 통장 개설의 허용 등의 문제가 부수적으로 따르게 된 것이다.
또한 외벌이 가정보다는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는 것이 선진국형 가족취업형태의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면 1세대 내에서 주택을 부부 중 어느 일방의 명의로 소유할 것인지의 여부를 두고도 가족내부에서 합의로 해결할 과제가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바로 1세대 1주택비과세의 투자 보전기능이 주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사회 현상의 변화를 감안하면 1세대 1주택비과세가 혼인의 유인(marriage bonus)을 제공하고 있는지 아니면 오히려 혼인의 장애요인(marriage penalty)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따져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경제의 개방화와 세계화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국제조세와 국내조세간의 형평을 입법시부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고집하게 되면 해외부동산으로 투자처를 돌리게 되는 요인을 제공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세제와 관련해 보면 국내에 2개의 주택을 두고 있는 경우의 세제와 국내에 1개의 주택과 해외에 1개의 주택을 두고 있는 경우간의 형평을 감안하는 것이 개방시대의 세제에 걸맞다.
이와 관련해 주택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여지는 동북아 지역의 여유주택(second house) 투자의 실례를 드문드문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도 연전에 일본의 부동산 가격 폭락시 일본의 규수지방에 다수의 휴양주택을 매입한 사례가 있고, 중국의 하이난 도(島) 등에도 투자용 레저 부동산을 매입한 사례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최근 보도를 보면 제주도에 대해 중국의 개인들이 레저용 빌라를 대거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 대한 해외로부터의 투자 성사가능성에 대하여는 논란이 적지 않으나. 제주도 반경 200킬로미터 이내에 인구 1백만명 이상의 대도시가 20여개가 된다고 하니 중국인들의 투자를 ‘묻지마 투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주택을 비롯한 토지 등의 부동산은 세제상으로는 개인 자산의 분산투자 즉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른 자산의 투자세제와 형평성을 제고해 보아야 하고, 더욱이 주택에 대한 세제는 입법당시의 정책목적 외에 수시로 눈에 뜨이는 다양한 정책을 추가해 가면서 세제를 펼쳐야 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