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세기반 확대의 일환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에 10%의 부가가치세(VAT)를 부과키로 함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간 적지 않은 파장과 갈등이 예상된다.
현재 모든 의료보건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있지만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은 필수 의료행위가 아닌 개인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과세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
특히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국에서 이미 미용목적 성형수술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걷고 있어 국내 적용도 무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자인 의료계의 반발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002년 세제개편안에 미용목적 성형수술 부가가치세 과세 방안을 포함시켰지만 의사들의 반발로 3개월 만에 과세 방침을 철회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적지 않은 파장과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 미용 성형수술 어디까지 과세될까?=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내년 7월부터 성형수술 중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미용목적 성형수술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재정부는 아직 세부 시행령을 마련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쌍꺼풀 수술 ▲코 성형수술 ▲유방확대·축소술 ▲지방흡입술 ▲주름살제거술 등 전문의·전문평가기관이 신체의 필수기능 개선 목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의료행위를 과세대상으로 정했다.
다만 ▲사시교정 ▲안면교정술 ▲점·사마귀 제거와 화상으로 인한 치료목적은 현행 면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성형외과는 총 729개이며, 성형외과 전문의는 1242명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성형외과에 종사하는 일반의사는 추정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를 감안하면 그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국세청에 신고된 전국 개인 병·의원 소득규모는 4500억원 수준이지만, 신고에서 제외된 소득과 종합병원 등의 법인 의료기관에서 통합적으로 신고해 파악하지 못한 성형수술 소득은 이보다 최소한 2배 이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 외국은 미용목적 성형수술 과세가 '대세'= 해외 사례를 보면 대부분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에서는 치료목적의 의료행위에 한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는 EU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미용목적 성형수술에 대해 부가세를 과세하고 있다.
영국도 미용목적 성형수술(cosmetic service)은 부가세를 과세하지만, 치료목적 성형수술에 대해서는 면제하며, 독일과 호주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미용성형에 세금을 매긴다.
캐나다는 의료목적이라 하더라도 의료 또는 재활목적이 아닌 미용목적으로 수행되는 외과수술이나 치과진료에는 과세한다.
우리나라와 조세법 체계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에도 건강보험법 등 건강보험 급여대상 의료용역은 소비세를 면제하지만, 보험대상이 아닌 미용목적 성형수술은 과세대상에 포함돼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EU와 OECD 등 선진국에서는 인간의 질병 치료목적 의료용역에만 면세하고 미용목적 성형수술에는 정상 과세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치료가 아닌 단순 미용목적에도 부가세를 면세해오는 불합리한 점이 있어 이를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