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품을 구매할 때 대금을 결제하는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분 거래물품이 선적된 후 결제하지만 고가의 상품이나 수요가 너무 많아 물품을 미리 확보할 때, 또는 제작기간에 장기간이 소요돼 계약금을 미리 송금하는 등 상품이 내 손에 들어오기 전에 대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출자의입장에서는 이렇게 물품의 대금을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으로 나눠 받기로 계약한 경우에는 당연히 계약금과 관련한 인보이스(수출입송장)를 따로 발행하고, 물품을 선적할 때 나머지 대금에 대한 인보이스를 발행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럴 경우 관련 대금을 먼저 지급했다는 사실을 미리 체크하지 않거나 관세사에게만 수입신고를 맡긴 경우 해당 계약금 등이 수입신고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수입신고를 할 때 과세가격은 수입물품의 실제지급금액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미리 준 계약금 등도 모두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포함돼야 하지만 이를 누락했기 때문에 세무조사때에는 추징금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서울에 소재한 국내 유명 가공식품회사 D사도 지난해 이런 이유 때문에 약 2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D사가 사업확장을 위해 독일에 있는 유명 식품가공설비회사에게 설비제작을 의뢰하고 대금은 계약금 20%, 설비수입시 중도금 60%, 국내공장에 설치 완료시 2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우선 계약금 20%만 미리 송금했다.
때문에 독일의 설비회사는 계약금 20%에 대한 인보이스와 중도금 및 잔금 80%에 대한 인보이스를 나눠서 발행했고, D사가 수입신고를 할 시점에서는 80%금액에 대한 인보이스만 선적서류와 함께 손에 쥐고 있었고, 자세한 내막을 파악하지 못한 D사의 직원은 이 80%의 금액만 과세가격으로 신고했던 것.
관세청에 따르면 D사와 같은 사례는 아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업체의 고의는 아니지만 물품대금이 고가이고 제작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 관행상 대금지급이 나눠서 이뤄지고 있고, 이런 내용을 모르는 직원이나 관세사들이 신고를 대신하는 현재의 수입신고 시스템상에서는 자칫 실수만 하면 바로 신고가격이 누락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도움 : 서울본부세관 심사국>
[※ 본 내용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빈번히 발생하는 관세청 심사사례를 정리한 것으로 법적효력을 갖는 유권해석은 아니므로 각종 신고나 불복청구에 증거자료로는 활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