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물론 전기·전자제품, 공작·정밀기계 등에서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핵심적인 기술부품이나 정밀부품은 일본이나 유럽산을 그대로 수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기술 집약적이고 고가의 부품들은 자칫 잘못 사용되거나 유지보수를 잘 못할 경우 수명이 줄거나 못 쓰게 되는 수가 많아서 수입할 때부터 판매회사들로부터 교육 및 훈련을 받는 것을 필수 계약조건으로 하기 마련이다.
보통 이런 교육·훈련비용은 수입자와 수출자간의 계약서상에서 물품대금에 포함돼 있지만, 별도의 거래조건으로 교육·훈련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는 이때 발생한다.
교육·훈련비용이 별도로 지급돼, 물품의 수입신고시 신고가격에 포함돼 있지 않는 경우 반드시 포함시켜주지 않으면 관세청으로부터 별도의 세금을 추징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법과 세계무역기구(WCO)협약에는 수입물품의 거래조건으로 수출자측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관련된 비용은 수입물품의 신고가격에 포함돼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외국의 B사에서 승압설비 및 가스터빈발전기 등을 수입하고 있는 경기도 소재 가스공급업체 A사 역시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해 8월 관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생각지 못한 1억여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A사는 B사로부터 상품, 설치·테스트비용, 훈련비용, 관리감독비용 등으로 구성된 DDU거래조건(관세미지급 인도조건)으로 구매계약을 체결했는데, 수입하는 과정에서 B사에서 실시하는 상품관련 교육·훈련에 지출된 교육·훈련비용을 수입물품 신고가격에서 누락했다는 이유에서였다.
A사의 입장에서는 외국에서 물건을 사오면서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 직원들의 교육이 필요했고, B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을 받고 교육비용을 지출했을 뿐인데 세금을 추징당한 것이다.
하지만 세관은 이 교육비용도 수입조건의 일부이기 때문에 수입가격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단, 과세를 한 것이다.<도움 : 서울본부세관 심사국>
※관세미지급인도 : 수출자가 통관절차를 마치지 않은 상태의 물품을 보세 창고에 반입해 수입자에게 인도할 때까지 드는 일체의 비용을 지불하는 조건 또는 가격.
[※ 본 내용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빈번히 발생하는 관세청 심사사례를 정리한 것으로 법적효력을 갖는 유권해석은 아니므로 각종 신고나 불복청구에 증거자료로는 활용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